은퇴자가 당면한 과제는 직장에서 받던 월급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국민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래서일까. 최근 매달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을 갖는 퇴직자가 늘고 있다. 그동안 모아둔 노후자금과 퇴직급여를 ETF에 투자하고 매달 분배금을 받아 생활하려는 것이다.
① 배당주에 투자하는 ETF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②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는 ETF
최근 월배당 ETF 중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끄는 것은 커버드콜(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통해 주가 하락 위험 방지)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다른 ETF에 비해 분배금을 많이 주기 때문이다. 올 2월 말 기준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는 12개가 상장돼 있는데, 이 가운데 연 12%의 분배율을 제시하는 것도 있다. 커버드콜 전략은 주식 또는 채권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법으로 실행한다. 콜옵션 매수자는 만기일 또는 만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다. 그 대신 콜옵션 매도자에게 일정한 프리미엄(수수료)을 지급해야 한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는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과 함께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 수입을 재원으로 분배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기초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이 얼마나 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분배금에서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차지하는 비중도 살펴야 한다.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챙기는 대신에 기초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 중 일부는 포기해야 한다. 옵션 매도 프리미엄보다 기초자산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하면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동산 임대수익을 바란다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에 투자하는 ETF를 고려해볼 만하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리츠 ETF를 활용해 간접투자 하면 다양한 혜택이 있다. 실물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거액이 필요하지만 리츠 ETF는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세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면 취득세,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세 부담이 크다. 하지만 국내 상장 ETF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은 과세하지 않는다. 이처럼 ETF를 활용해 부동산에 투자하면 다양한 혜택이 있지만 부동산 투자가 갖는 고유의 위험을 전부 피할 수는 없다. 투자 부동산에서 공실이 발생하면 임대수익은 줄어들고, 공실이 장기화되면 리츠와 ETF 가격도 하락하게 된다. 그리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이자 비용이 늘어나 리츠 배당이 줄어들고, ETF 분배금도 줄어들게 된다.
④ 채권에 투자하는 ETF
안정적으로 분배금 재원을 확보하고 싶다면 채권에 투자하는 월배당 ETF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채권은 발행부터 만기까지 현금 흐름이 확정돼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 증시에 상장된 채권 투자 월배당 ETF는 9개이고, 순자산 규모는 1조2526억 원으로 전체 월배당 ETF 순자산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투자 대상 채권은 미국 투자등급 채권에서부터 금융채, 하이일드 채권까지 다양하다. 최근 미국 30년 국채에 투자하는 월배당형 ETF도 출시됐다.
채권형 ETF에 투자할 때는 금리 변화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가격이 상승해 자본 차익을 얻을 수 있지만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이 하락해 자본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회사채와 하이일드 채권을 편입한 ETF에 투자하는 경우 분배금은 더 받을 수 있겠지만 원금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최근 만기까지 보유하면 예금처럼 손실 없이 원금과 이자를 수령할 수 있는 만기 매칭형 ETF도 월배당 상품으로 출시돼 있다.
⑤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멀티애셋 ETF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