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메릴랜드대 연구팀 발표
직류 전기를 흘리자 접착제 없이도 흑연이 닭고기와 접착됐다. ACS 센트럴 사이언스 제공
테이프나 접착제 없이도 전기로 물건을 붙이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리니바사 라가반 미국 메릴랜드대 칼리지파크 화학및생화학부 교수 연구팀은 전류를 흘려 물체를 붙이는 ‘전기 접착’ 방식으로 금속이나 흑연 등 딱딱한 물체와 동물 조직 같은 부드러운 물질을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고 국제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에 13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흑연 전극 2개 사이에 아크릴아미드 젤을 붙이고 전극 사이에 5볼트(V)의 전압을 걸어 직류로 전기를 흘렸다. 전류를 흘린 지 3분 만에 양극쪽 흑연과 젤 사이에 강한 접착력이 생겼고 전류를 제거해도 결합은 단단히 유지됐다. 연구팀이 이를 억지로 떼려 하자 젤이 찢어질 정도였다. 전류를 반대로 흘리자 흑연과 젤은 쉽게 떨어졌다.
보통 물건을 붙일 때 쓰는 접착제는 기계적, 정전기적 힘으로 두 물체의 표면을 결합한다. 연구팀은 전기 접착은 두 물질이 전자를 교환하면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으로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다양한 금속과 동물 조직, 과일 및 채소 등으로 비슷한 실험을 수행한 결과 전기 접착 현상이 발생하려면 단단한 물질은 전자를 잘 전도해야 하고 부드러운 물질은 소금 이온을 함유해야 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전기 접착은 물속에서도 잘 진행됐다. 연구팀은 “물속에서도 전기 접착이 이뤄졌다”며 “생체 임플란트의 성능을 개선하고 바이오하이브리드 소프트로봇이나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