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 국제 남자부 우승 메코넨 결승선 200m 앞두고 2명과 경쟁… 6번째 국제대회서 첫 우승 감격 “주1회 ‘42.195+3km’ 지옥훈련… 38km 지나도 힘 충분해 자신감”
등번호 21번으로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 출전한 제말 이메르 메코넨(28·에티오피아)은 이 정도로 만족하지 않았다. 메코넨은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 앞으로 골인하는 42.195km를 2시간6분8초에 주파하면서 이 대회 국제 부문 남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2시간6분8초는 지난해 뉴욕마라톤(2시간11분31초) 때보다 5분23초를 단축한 개인 공인 최고 기록이다.
17일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 국제 부문 남자 1위를 차지한 제말 이메르 메코넨(에티오피아)이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한 뒤 주먹을 내지르며 기뻐하고 있다. 메코넨은 결승선을 200m 남기고 케냐 선수 2명과 막판 스퍼트 경쟁을 벌인 끝에 국제대회 풀코스 첫 우승을 맛봤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메코넨은 “지난해 뉴욕마라톤 때도 후반 언덕 코스 전까지는 2시간4분대 페이스를 유지했었다. 코스가 평탄한 서울마라톤에서는 더 좋은 기록을 낼 자신이 있었다”면서 “막판 스퍼트 때는 켈빈 킵툼(1999∼2024·케냐)을 생각하며 힘을 냈다. 그와 개인적인 인연은 없지만 마라톤 세계기록 보유자라 누구보다 존경했고 큰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킵툼은 지난해 10월 시카고마라톤에서 세계기록(2시간0분35초)을 세운 뒤 4개월 만인 올해 2월 교통사고로 25세에 목숨을 잃은 선수다.
시즌 첫 풀코스 도전을 마친 메코넨은 “지난겨울 일주일에 한 번꼴로 (풀코스보다도 3km 이상 긴) 46km를 달리며 체력을 키웠다.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고 자부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슬플 것 같았다”라면서 “마라톤 선수는 체력적 한계를 느끼는 30km 지점 이후에는 자신이 우승권인지 아닌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이번에는 38km 지점을 지나면서 다른 선수들보다 힘이 충분히 더 남아있다고 느껴 자신감을 가졌다. 훈련을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계속해 “개인 기록도 더 단축하고 당장은 어렵지만 언젠가는 올림픽 금메달에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