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비수기 맞아 실황영화 늘어 에픽하이-이승윤 등 잇달아 개봉 공연장 못지않은 대형화면 압도 일부극장엔 콘서트 전용관도 열어
가수 이승윤의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 ‘이승윤 콘서트 도킹: 리프트 오프’의 한 장면. 지난해 2월 열린 단독 콘서트를 스크린에 생생하게 담아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17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콘서트 실황 등 공연 장르 영화 매출액은 173억 원으로 2019년 장르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였다. 올해 들어선 4월까지 공연 영화 개봉작이 4편으로 하반기 개봉 예정작을 포함하면 지난해보다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가장 먼저 개봉하는 공연 실황 영화는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에픽하이 20 더 무비’다. 지난해 12월 데뷔 20주년을 맞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렸던 콘서트 실황을 담아 20일 개봉한다. 22일에는 가수 이승윤의 첫 공연 현장을 영상화한 ‘이승윤 콘서트 도킹: 리프트 오프’가, 다음 달 10일에는 방탄소년단 슈가의 월드투어 과정을 담은 ‘슈가∼어거스트 디 투어’가 개봉한다. 앞서 지난해 방탄소년단, 아이유, god, 임영웅 등 대형 콘서트를 연 가수들의 공연 실황이 극장에서 개봉되는 등 콘서트 후 실황 영화 발표가 하나의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공연 실황 영화가 주목받는 건 ‘피케팅’(피가 튈 만큼 치열한 티케팅)으로 콘서트 예매를 하지 못한 팬들이 큰 화면과 웅장한 사운드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어서다. 특히 IMAX, 스크린X 등 특별관에서는 큰 화면을 통해 무대를 가까이에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돌비나 사운드X 등 음향에 최적화한 상영관에서는 콘서트 현장보다 섬세하게 가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CGV는 반돔형 스크린에 좌석마다 생생한 음향을 제공하는 스피어X라는 특별관을 만들어 공연 실황 영화 상영에 활용하고 있다. 또 응원봉을 들고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정해 놓은 특별 상영관에선 옆 좌석 관객들과 ‘떼창’을 하며 현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15만 원 선인 콘서트 티켓 가격과 비교하면 영화 티켓값은 낮은 수준이다.
가수 임영웅의 공연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을 보기 위해 관객들이 입장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 CJ CG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