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비숙련 일자리에 35만명 취업 취업자 5000명 줄때 단순직 2만명↑ 고용률 역대 2위인데 고용 질은 악화
지난해 전체 청년 취업자 수가 5년 전보다 감소한 가운데 음식 배달 등 단순노무직으로 취업한 청년은 2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청년 취업자 10명 중 1명이 단순노무직 종사자였다. 청년 고용률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지만 임금이 낮고 상대적으로 취업이 쉬운 일자리가 늘어 고용의 질은 나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15∼29세 취업자 중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3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청년 취업자(389만9000명)의 약 9.0%로, 5년 전과 비교하면 2만289명 늘어난 규모다. 2018년 390만4000명이던 청년층 취업자가 5년 새 5000명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청년 단순노무직 종사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이어진 2022년 40만3000명까지 늘면서 전체 청년 취업자의 10.1%까지 비중이 치솟았다. 단순노무직은 포장, 운반, 청소 등 숙련 기술이 덜 필요한 일자리를 의미한다.
청년 단순노무직 증가에는 음식 배달원, 택배원 등이 늘어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이 포함되는 운수·창고업에서 청년 단순노무직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운수·창고업 청년 단순노무직은 2018년 3만6000명에서 지난해 6만 명으로 66.7% 급증했다. 전체 청년 단순노무직 중 운수·창고업 취업자 비중은 같은 기간 10.9%에서 17.1%로 늘었다.
단순노무직 비중이 늘면서 역대 최고 수준의 청년 고용률에도 고용의 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취업난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며 장기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년층 고용률은 46.5%로 현재 방식으로 고용률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2022년(46.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실업률은 5.9%로 역대 가장 낮았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