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대표 투표용지 앞번호 확보” 현역 ‘셀프 제명’시켜 위성정당에 여야, 지난 총선이어 꼼수 되풀이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의원총회를 열고 김의겸 양이원영 등 경선 단계에서 탈락한 비례의원 6명을 ‘셀프 제명’ 방식으로 야권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내기로 했다. 민주당은 지역구 의원들을 추가로 설득해 현역 의원 총 10명을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민의힘도 현역 의원 8명을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보냈다. 거대 양당이 4년 전 21대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투표용지상 앞 기호를 확보하기 위해 현역 의원을 위성정당으로 꿔주는 꼼수를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강민정 권인숙 김의겸 김경만 이동주 양이원영 등 비례의원 6명이 제명됐다. 비례의원은 국회법상 탈당 시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의원총회를 열어 제명하는 방식으로 당적을 옮기도록 한 것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들 6명에, 새미래연합 용혜인 대표와 최근 경선에서 탈락한 호남 지역구 의원 2명 등을 포함해 총 10명을 더불어민주연합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최근 ‘셀프 제명’ 꼼수로 김근태 김예지 김은희 노용호 우신구 이종성 정경희 지성호 의원 등 현역 의원 8명의 제명 작업을 마쳤다.
의석수에 따라 결정되는 선거보조금을 챙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더불어민주연합과 국민의미래는 ‘의석수 5석 이상 20석 미만의 정당에 각각 선거보조금(22대 총선의 경우 501억9700만 원)의 5%를 배분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각각 최소 25억1000만 원씩을 확보하게 됐다.
녹색정의당 김수영 선임대변인은 “양당이 의원 꿔주기로 대의 민주제를 비웃고 비례대표제를 망가뜨린 데 이어 정당 쪼개기로 수십억 원의 국고보조금까지 강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