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사위-현역-제3지대 대결 주민들 “종로가 정치 1번지인데 후보들 정치적 무게 떨어져 아쉬워”
서울 종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대문신발도매상가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왼쪽) 서울 종로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시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나선 후보들이 예전에 비해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박모 씨·65·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대통령 3명을 배출해 대한민국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선 고(故)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와 현역인 국민의힘 최재형 후보, 개혁신당 금태섭 후보의 대결로 치러진다. 종로 지역에서 15일 만난 주민들은 “뚜렷하게 강한 후보는 없다. 선거 막판까지 고민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종로 토박이라는 방정호 씨(60)는 “곽상언 후보나 최재형 후보는 확실한 매력이 없고, 금태섭 후보는 당이 너무 약하다”며 “5%포인트 안에서 당락이 결정될 것 같은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종로 지역 주민들은 과거 후보에 비해 정치적 중량감이 줄어든 데 대한 아쉬움도 표시했다. 한 종로 주민은 “누가 당선돼도 지역을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펼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구기동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곽 후보에 대해 “‘노무현 사위’라는 것 외에 기억나는 게 없다”고 평가했다. 최 의원에 대해서도 지역에선 “점잖다는 이미지 외에는 중앙정치에서 기억나는 모습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역 밀착 공약이 민심을 가를 것이란 이야기도 많았다. 창신동에 거주하는 박모 씨(68)는 “이 동네 봉제사업들이 어려워지다 보니 월세가 싼 지역으로 많이들 떠났다”며 “이 지역 사람들은 사람을 유입할 수 있는 대책을 뭘 내놓을 수 있을지 보고 있다”고 했다. 부암동에 사는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신분당선을 연장하는 공약을 20년 정도 들었는데, 누구를 뽑아도 실현이 안 됐다. 이번엔 지역민들 목소리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곽 후보는 오전 동대문신발상가를 방문해 상인들을 만나 “무료 배달 서비스 같은 전통시장과 지역민들 간의 상생 방안을 모색하려 한다”고 약속했다. 최 후보는 오전 통인시장에서 “장사가 잘돼야 하니 정부가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상대적으로 당 인지도가 약한 금 후보는 둘째 아들 진혁 씨(24)가 함께 명함을 돌렸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