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라톤 3만8000명 참가 에티오피아, 남녀부 모두 우승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이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에 이르는 42.195km 코스에서 열렸다. 70개국 3만8000명의 마스터스 러너들이 풀코스와 10km 코스에 참가해 서울 도심 레이스를 즐겼다. 풀코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을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 유일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인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이 17일 10개국 141명의 엘리트 선수와 3만8000명의 마스터스 러너가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세계육상연맹(WA)은 마라톤 대회를 4개 등급(플래티넘, 골드, 엘리트, WA)으로 나눠 인증하는데, 서울마라톤은 한국에서 유일한 플래티넘 라벨(최고 등급) 대회다. 이날 국제 부문에선 남녀부 모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우승했다. 남자부의 제말 이메르 메코넨이 2시간6분8초로, 여자부의 피크르테 웨레타 아드마수가 2시간21분32초의 기록으로 1위를 했다. 남자부는 1, 2, 3위가 1초 간격을 두고 차례로 결승선을 지났을 만큼 접전이었다.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잠실종합운동장 동문까지 이르는 풀코스에 1만8000명,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을 출발해 되돌아 오는 10km 코스에 2만 명의 마스터스 러너가 참가해 도심 레이스를 즐겼다.
교통통제 협조해주신 시민께 감사드립니다
17일 열린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이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대회 구간 교통 통제에 따른 불편을 감수하고 서울마라톤을 성원해 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회 개최와 진행에 도움을 준 서울시, 서울경찰청, 대한육상연맹 관계자와 자원봉사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필리핀 부부도 94년생 동호회도 “잊지못할 코스” 서울 질주
서울마라톤 겸 94회 동아마라톤
칠레 부자 “환상 코스서 최고 추억”
시각장애러너 “온 세상이 느껴져”… 15번째 참가 60대 “30번 더 뛸 것”
이영표-션-박재범도 완주 환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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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가 노랗게 봉오리를 터뜨린 17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변을 따라 색색의 옷을 입은 마라토너가 달리는 장관이 펼쳐졌다. 평소 회사원으로 붐비던 무교동 거리도 이날만큼은 마라토너의 차지였다.
이날 열린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은 칠레와 필리핀, 캐나다 등 각국에서 온 외국인과 국내 러닝크루들로 북적였다. 풀코스(42.195km) 약 1만8000명, 10km 코스 약 2만 명 등 총 3만8000명은 서울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전국 최대 규모 마라톤 대회에서 함께 봄을 맞이했다.
● 러닝크루의 ‘성지’로 자리 잡은 도심 축제
17일 2024 서울마라톤 겸 제94회 동아마라톤에 참가한 줄리아 홀 씨가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 결승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왼쪽). 백설공주 복장으로 달리며 환하게 웃는 참가자 김보선 씨(오른쪽). 신원건 laputa@donga.com·장승윤 기자
이날 생애 첫 풀코스를 완주한 이영표 전 축구 국가대표(47)는 “완주는 아무나 해낼 수 있는 게 아니지만, 그에 맞는 땀과 노력을 들이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매력이 있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가수 션(52)도 풀코스를 완주하고 푸르메재단과 함께 5000만 원을 기부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가 311만 명에 달하는 가수 박재범(37)도 이날 자신의 SNS에 10km 완주 인증샷을 올렸다.
● 외국인도 시각장애인도 “최고의 코스”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도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필리핀에서 온 19년차 부부 톰 씨(47)와 메일린 씨(46)는 “인터넷에서 ‘한국에서 유명한 마라톤’을 찾아보다 동아마라톤을 알게 됐다”며 “오늘이 한국 여행의 피날레”라고 말했다. 칠레인 무리엘 씨(34)는 고국에서 온 아버지와 함께 10km 코스에 참가하며 “도심 속 코스가 너무 재밌다”면서 “아버지와 좋은 추억을 남겨 행복하다”고 했다.
올해로 15번째 동아마라톤에 참가한 정재각 씨(69)는 “언덕 없이 서울 시내를 가로지르는 평탄한 코스로 짜여 20년 전부터 러너에게 최적의 무대였다”며 “앞으로도 30번 넘게 계속 참가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영인 씨(40)는 2시간 57분 만에 풀코스를 주파해 ‘서브스리’(3시간 안에 풀코스 완주)를 달성했다. 목표를 세운 지 2년 만이다. 대학원 박사 과정을 거치며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와중에 중심을 잡아준 게 마라톤이었다고 한다.
회사원 김건우 씨는 세 살 난 딸 로이 양을 유아차에 태운 채 질주했다(왼쪽). 국내외 마라톤에 여러 차례 황금색 곤룡포를 입고 참가해 온 지인학 씨는 이날도 ‘달리는 임금님’이 됐다(가운데). 참가자 최성빈 씨는 동료와 함께 해바라기 분장을 하고 경주에 나섰다(오른쪽). 신원건 laputa@donga.com·이한결·장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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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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