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박동수 씨(화면)와 친모 이애연 씨(83) 등 가족들이 정부의 유전자 검사제도를 활용해 18일 극적으로 상봉했다
경찰청과 재외동포청·아동권리보장원은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시행 중인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검사제도’를 통해 박씨 가족이 상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가 2020년부터 시행해 온 무연고 해외입양인 유전자 검사제도로 해외입양인과 한국의 가족이 상봉한 다섯번째 사례다.
지난 1980년 친모 이 씨는 동수 씨를 포함한 4남매를 경남 김해의 큰집에 잠시 맡겼다. 하지만 동수 씨는 1984년 어머니를 찾으러 간다며 집을 나갔다가 실종돼 보호시설과 입양기관을 거쳐 1985년 미국으로 입양됐다.
40년 전 실종돼 미국으로 입양된 박동수 씨와 친모 이애연 씨(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가족들이 정부의 유전자 검사제도를 활용해 18일 극적으로 상봉했다
하지만 국내 거주 중인 모친과 달리 동수 씨는 미국에 거주하는 데다 2012년 계명대 어학당 재학 시 사용했던 전자메일 주소 외에 남은 연락처가 없어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사팀은 출입국관리청과의 협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조사로 동수 씨의 미국 내 과거 거주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주 시카고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협조해 동수 씨의 최종 소재지를 파악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감정 결과에 따라 올해 2월 이 씨의 친자임이 최종 확인됐다.
이날 상봉식은 당장 입국이 곤란한 동수 씨가 화상으로라도 먼저 가족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모친 이 씨가 현재 입소 중인 요양 시설에서 진행됐다.
극적인 만남 이후 동수 씨는 “지금도 한국의 유전자 검사제도를 모르는 해외입양인들이 많다”며 “나의 사례를 널리 알려 유전자 검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