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이 불거진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가 막말 논란에도 공천을 받은 것에 대해 “공관위원 여러 명이 도덕성 항목 등에서 거의 최하점을 줬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18일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가 연일 양 후보를 두둔하며 공천 번복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에 대해 이견을 드러낸 것. 양 후보는 이날 오전 경남 봉하마을을 찾아 노 전 대통령 묘역에 사죄 참배를 했지만 과거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막말이 추가로 더 드러나면서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 후보의 막말 문제는 당 공천관리위원회 심사 때부터 제기됐던 것”이라며 “노 전 대통령 비하, 비명(비이재명)계 폄하 등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양 후보의 모든 발언이 이미 공관위 후보 심사 때도 모두 지적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임 공관위원장이 그냥 통과시켰고 결국 후보로 확정됐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양 후보의) 선당후사 모습이 필요하다”며 자진사퇴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도 양 후보의 공천 유지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서울 마포 지역 지원 유세에서 양 후보 막말 논란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해도 될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주권자로 존중하지 않거나 폄하하는 행위에 대해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호남 비하 발언을 하면 안되고, 친일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여당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러면서 “양 후보의 발언은 지나쳤고 사과해야 하지만 그 이상의 책임을 물을지는 국민이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 후보는 이날 오전 노 전 대통령의 묘역에서 3분간 무릎을 꿇은 채 굳은 표정으로 참배했다. 다만 그의 사죄에도 당내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양 후보가 2007년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가면 쓴 미국인”이라며 “한국 땅을 밟지 못하도록 공항을 폐쇄해 쫓아내야 한다”라고 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다. 그가 과거 강성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의원이 돼도 법안) 발의엔 관심이 없다. 민주당 내 정풍 운동에 앞장설 것”이라며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의미로 비명계를 비하하는 은어)’들과 맞짱뜨려고 국회에 들어가려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뒤늦게 논란이 됐다. 안산갑 경선에서 양 후보에게 패배한 비명계 현역 3선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양 후보의 막말은 실수가 아니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자 인식의 표출”이라고 비판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