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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말려 죽이는 과수화상병 막자”

입력 | 2024-03-19 03:00:00

충주시 농가 교육하고 약제 보급
전염원 사전 제거 위한 정밀 예찰
영동군 확산 막기 위해 공동방제
예측시스템으로 감염 위험일 예상



과수화상병은 사과와 배나무의 꽃, 잎, 가지, 열매 등이 불에 타 화상을 입은 것처럼 검게 마르다가 죽는 증상을 보이며 국가관리병해충(세균병)으로 분류된다. 사진은 방제 모습과 과수화상병에 걸린 사과(아래 사진). 영동군 제공


충북의 과일 주산지인 충주시와 영동군이 사과와 배나무에 치명적인 ‘과수화상병’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과수화상병에 전염되면 꽃, 잎, 가지, 열매 등이 검게 마르다 죽는 증상을 보인다.

18일 두 지자체에 따르면 충주시는 과수원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5회분의 예방 약제를 보급했다. 또 약제 적기 살포 안내와 과수화상병 전염원 사전 제거를 위한 정밀 예찰도 진행 중이다. 전염원 사전 제거는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기 전에 병원균이 잠복하고 있는 기주(寄主)를 조기에 제거해 과수화상병의 초기 확산을 차단하는 것이다.

시는 최근 과수화상병 의심 나무의 사전 제거 작업을 하다 용탄동과 동량면 소재 사과와 배 과수원이 농촌진흥청 정밀진단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면적은 동량면 과수원이 0.2ha, 용탄동 과수원이 0.16ha다. 시는 15일까지 매몰 작업을 완료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예찰에서 발견하지 못했다면 나중에 과수화상병으로 확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해 우박 피해를 본 사과·배 과수원이 과수화상병에 취약한 것으로 보고 방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충주 지역 우박 피해 농가는 신니면 48농가 21.3ha, 동량면 187농가 120.3ha, 용탄동 36농가 19.3ha다. 시는 이 중 30ha를 집중 예찰 과수원으로 정해 관리 중이다. 충주에서는 지난해 56건이 발생해 17.2ha의 과수를 매몰 처리했다.

영동군도 과수화상병의 확산 방지를 위한 공동방제에 들어갔다. 군은 1월에 과수화상병 방제약제 신청을 받아 이달 초 약제 공급을 마쳤다. 614농가 440ha에 개화 전과 개화기에 세 번 방제할 수 있는 양이다. 또 현수막 게시와 농가 준수사항 예방수칙 자료 배포 등 공동방제를 위한 준비도 끝냈다. 이와 함께 예측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해 감염 위험일을 예측하고, 농가에 방제 적정 시기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오명주 군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과수화상병 예방의 최선은 철저한 사전 방역과 적기 약제 살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농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공동방제 참여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주로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큰 피해를 주는 세균성 식물병인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불에 그을린 것처럼 말라 죽는 증세를 보인다. 이 병원균은 겨울이 되면 궤양 등에서 월동한 뒤 주 발생 시기인 5∼6월에 발병해 주변 과원으로 확산된다. 세균은 3년에서 20년까지 잠복해 있다가 나무의 면역이 떨어지면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치료약제가 없고, 구체적인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는 감염 여부 판단이 거의 불가능하다. 전염원 역시 다양한 데다 개방된 과수원의 특성상 차단하기도 어렵다. 과수화상병에 걸리면 나무를 뿌리째 뽑아서 매몰해야 하고, 그 자리에는 3년 동안 다른 유실수를 심을 수 없다.

충북도 농업기술원은 과수화상병이 과수원 인부들이 사용한 전지가위나 예초기 등의 도구를 통해 곳곳에 퍼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독하지 않은 전지가위 등의 도구를 통해 과수화상병이 옮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