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 내세워 김범수 창업자가 영입 건설 비리-방만 경영 등 문제 제기 “의혹 사실 아냐” 6개월만에 퇴사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구원 투수로 영입된 김정호 전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사진)이 해고됐다. 공개적으로 카카오 내부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주목받았으나, 그가 제기한 건설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나고 사내 회의 중 욕설을 한 것 등이 알려지면서 물의를 빚었기 때문이다.
18일 카카오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상임윤리위원회는 15일 내부 공지문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허위 사실 기반 명예훼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사내 정보의 무단 유출, 언론 대응 가이드 위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가이드 위반 등의 사유로 A 크루(김 전 총괄)에 대한 징계를 해고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전 총괄은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카카오의 쇄신을 위해 지난해 9월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김 전 총괄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카카오의 내부 방만 경영 사례와 부실한 의사 결정 구조를 지적하고 건설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사내 회의 중 해당 내용을 문제 제기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한 사실도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김 전 총괄의 해고로 카카오 쇄신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한 직원은 “김 전 총괄이 잘못한 부분이 있는 것은 맞지만 해고는 과한 처분인 것 같다”며 “누가 앞으로 속시원히 쇄신에 나설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