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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1만3000원 하원도우미가 밥·목욕·설거지까지?…“노비 구하나” [e글e글]

입력 | 2024-03-19 11:29:00

게티이미지뱅크


시급 1만3000원에 아이 하원, 목욕, 식사, 설거지 등을 요구한 유치원 하원 도우미 모집 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7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맘카페 하원도우미 공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하원 도우미를 구한다고 밝힌 아기 엄마 A 씨는 “아이를 사랑으로 보살펴주실 하원 도우미분과 인연을 맺고 싶다”며 구인 글을 올렸다.

A 씨는 “아기는 22년생 남아이며 면접 기간은 3월, 비용 지급은 없다. 4월 중 실무 면접 겸 아기와 익숙해지는 시간에 시급은 1만 2000원 지급한다”며 “면접 통과 후 근무는 주 3~4회로 확장되며 시급은 1만 3000원. 엄마는 재택근무 중”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고에 따르면 지원자는 아이와 익숙해지는 등 실무 면접을 위해 4월 중 5차례 방문해야 하며, 면접 통과 후에는 5월 중 주 3~4회 근무해야 한다.

A 씨가 제시한 도우미 근무 시간은 2시간이다. 오후 3시 50분에 하원을 마친 후 5시 50분까지 2시간 동안 아이를 돌봐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시간 동안 도우미는 하원 후 아기 목욕, 아기 식사 준비, 설거지, 실내 놀이 1가지 등을 해야 한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A 씨는 “아기는 혼자 (밥을) 잘 먹지 못하여 도와주셔야 하고 보통 40분 정도 먹는다. 놀이를 하면서 먹기도 하고, 먹는 게 먼저 된다면 먹인 후 놀아주시면 된다”고 했다.

이어 “면접 시 이전 가정에서의 아기 엄마와 추천 여부 내용의 통화를 위해 연락처 부탁 드린다”며 “CCTV가 있고, 긴급하게 아이가 아파서 어린이집 가기 어려운 날 돌봐주실 수 있는 시간 여유 있으신 분을 구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공고를 접한 누리꾼들은 “누구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저건 하원 도우미가 아니라, 육아 보조다. 저렇게 두 시간 일해서 2만 6000원 받을 거면 다른 일을 하지 않겠나?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아기 돌보는 건데”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도 “하원 도우미가 아니라 노비를 구하나”, “돈 주고 키즈 카페에서 놀아도 한 시간에 1만 5000원이다. 현실감각이 없거나 너무 이기적인 제안”, “돈이 필요한 중장년 여성들을 노리는 것 같아 괘씸하다” 등 A 씨를 비판하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