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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강의실] 실물 자산을 가상자산으로 ‘RWA’

입력 | 2024-03-19 16:31:00


최근 가상자산 산업에서 자주 언급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실물연계자산(RWA)’입니다. 지난해 말 ‘2024년 시장 전망’을 내놓은 대부분의 가상자산 기업이 주요 키워드로 RWA를 지목했고, 실제로 다양한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이 대응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RWA를 이용한 국채 발행이 증가하고 있죠. 실물 자산의 유동성 증가, 소유권 분할, 투명성 확보 등의 장점 덕에 시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RWA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출처=셔터스톡


유무형 실물 자산의 토큰화, RWA

지난 2022년 5월 테라-루나의 시세 폭락, 2022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등의 사태로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보다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가상자산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주목받게 된 것이 RWA입니다.

RWA는 ‘Real World Asset’의 줄임말로, 부동산, 금, 미술품, 국채, 채권, 지식재산권 등 실제 존재하는 유무형의 자산을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것입니다. 실물자산의 소유권, 거래, 수익증권 등을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할 수 있죠.

기존 자산을 토큰화한다는 점에서는 토큰증권과 비슷합니다. 단 토큰증권은 자본시장법상 증권에 해당하는 자산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습니다. 블록체인 소유자에게 허가받은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작동하고요.

반면 RWA는 증권을 포함해 모든 실물 자산 관련 다양한 권리를 토큰화합니다. 토큰증권을 포함하는 좀 더 넓은 개념이죠. 또한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합니다. 이런 특징 덕에 가상자산 기업이 RWA에 관심을 보입니다.

유무형 실물자산을 토큰화하는 RWA / 출처=아폴로크립토


RWA를 통해 다양한 자산의 유동성 확보

RWA는 유동성 확보, 조각 투자 실현, 투명성 향상,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실물 자산의 토큰화를 통해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에 활용함으로써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거래가 어려웠던 지식재산권도 가능합니다. 다양한 자산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물 자산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가치가 보장됩니다. 그 가치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요. 조각 투자도 가능합니다. 가치가 높은 자산이어도 일부만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과 거래 내역이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중간자가 필요 없으니 절차, 시간, 비용도 줄어듭니다. RWA를 거래할 때도 시간과 공간 등의 제약에서 자유롭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실물 자산의 가치를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실물 자산의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취합하고 블록체인에 동기화해야 합니다. 제도적 기반 마련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현재 RWA를 명확하게 통제할 수 있는 규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불법 행위나 자금 세탁 등 범죄에 이용될 수 있죠. 거래 안정성, 보안 사고 등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금 기반 RWA를 선보인 크레더 / 출처=클레이튼재단


“2030년 16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

최근 RWA 시장에서 활발한 분야 중 하나가 채권입니다. 미국의 경우 프랭클린 템플턴, 마운틴 프로토콜 등이 각각 3억 달러(약 4005억 원), 1억 4000만 달러(약 1869억 원) 규모의 토큰화된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이 약 1억 유로(약 1453억 8200만 원) 규모의 토큰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1월 RWA 토큰 채권 발행 규모는 1억 달러(약 1335억 원) 수준이었으나 2024년 1월 초 기준 8억 6200만 달러(약 1조 1507억 원)로 8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외에도 향후 다양한 실물 자산이 RWA로 발행될 전망입니다. 국내에서는 지난 1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생태계 참여 기업 크레더가 실물 금에 연동되는 RWA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크레더는 금 이외에도 은, 플래티넘, 팔라듐, 구리 등 귀금속 및 광물자원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물론 제도적 기반, 실물 자산 가치 파악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RWA에 대한 전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입니다. 글로벌 경영 전략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RWA 시장 규모가 2022년 3100억 달러(약 413조 원)에서 2030년 16조 달러(약 2경 1360조 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산하 코빗리서치센터는 “기관 자금 유입과 가상자산 산업 내 RWA 수요 증가로 올해 RWA가 본격 성장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