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 석좌. 뉴스1
차 석좌는 이날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올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는 북한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지가 있다”며 “핵실험 금지나 대북제재 완화든 다양한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미 대화는 6자회담 복귀 같은 다자틀보다 양자 간 ‘더 작은 단계’의 대화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이에 대해 미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북한의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소개했다. 그는 “북한이 1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민주주의 정상회의 참석 차) 서울에 있는 동안 미사일 세 발을 발사한 만큼, 북한이 ‘뉴욕에서 만나자’고 하면 미국은 ‘알겠다’라고 할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이 장거리 미사일을 구축하길 원하든, 핵무장을 원하든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핵우산을 통한 대북 억지에 방점을 둔 조 바이든의 행정부와 달리 한국의 독자 핵무장을 용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미국이 일본이나 한국에서 병력을 빼서 미 캘리포니아에 주둔시킨다면, 이는 미국에겐 더 값비싼 비용을 치르는 일이 된다는 걸 (트럼프 측에) 설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