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찰스 3세 영국 국왕(76)이 서거했다는 허위정보가 18일(현지 시간) 주요 소셜미디어 등에 퍼져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이 허위정보의 중심에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있었다고 가디언 등이 전했다.
이날 인스타그램, X(옛 트위터) 등 “찰스 3세가 서거했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일부 글은 “왕이 17일 오후 사망했다”는 영국 왕실 버킹엄궁 홍보실 명의의 허위문서를 함께 게재했다. 이후 리아노보스티 통신, 스푸트니크 통신 등 러시아 관영 매체들이 속속 해당 소식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친정부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레아도프카’, 러시아 유명 언론인들도 속속 동참했다.
찰스 3세의 사망 관련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도 러시아에서 확산됐다. 친정부 성향의 한 러시아 채널은 찰스 3세의 장남 윌리엄 왕세자와 결혼한 캐서린 왕세자빈이 10일 공개했다 ‘조작’ 논란을 빚었던 사진에 찰스 3세의 머리를 합성한 사진까지 게시했다. 복부 수술 후 위중설에 시달리던 캐서린빈은 당시 세 자녀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으나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편집했다”고 시인한 후 사과했다.
이후 또 다른 러시아 관영매체 타스통신이 “버킹엄궁으로부터 찰스 3세가 업무를 계속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하자 허위정보가 사그라들었다. 이후 다른 매체들도 속히 정정 보도에 나섰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