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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라파 지상전 우려”… 네타냐후 “전쟁목표 달성에 필요”

입력 | 2024-03-20 03:00:00

한달만의 통화서도 이견 못좁혀
이스라엘, 美에 대표 보내 추가 논의




최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라파 지상전 강행 의지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여 왔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한 달여 만에 전화 회담을 했다. 하지만 서로의 다른 입장만 확인한 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18일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타냐후 총리와 약 45분 동안 통화하며 직접 (지상전 강행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주요 군사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에 대해 왜 우려하는지를 적극 설명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또 “이스라엘은 미국과 세계에 가자지구 민간인들을 어떻게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킬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공격 목표로 삼는 라파는 이집트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이곳에서 전쟁을 벌이는 건 향후 이집트와의 관계에도 약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여전히 라파 지상전을 포기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총리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하마스 제거 및 인질 구출, 안보 위협 해소 등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 달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라파 지상전이라는 전쟁 목표는 그대로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다만 양국 정상은 지상전의 대안을 공동으로 찾기 위해 이스라엘 대표단을 미국 워싱턴으로 파견하는 데는 동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두 정상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승리하는 공통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지만 각자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며 “두 정상은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동안, 가자지구는 갈수록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유엔은 통합식량안보단계 보고서를 통해 “7월 중순까지 가자지구 주민 110만7000명이 식량 위기 심각성 정도의 최고 단계인 ‘재앙·기근’ 단계에 놓일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번 주 가자지구 휴전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늘리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