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자치구, 자원순환 앞장 금천구 ‘에코자원 교환샵’ 운영 동대문구, 헌옷 방문수거 서비스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 확대하고… 잠실야구장엔 내달 다회용기 도입
1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앞 광장에 마련된 ‘금천 에코자원 교환샵’에서 시민들이 가져온 재활용품을 생필품으로 교환하고 있다. 금천구가 이달부터 11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 구청 광장에서 운영하는 에코자원 교환샵에서는 투명 페트병, 캔, 종이팩, 폐건전지 등의 재활용품을 종류와 무게에 따라 종량제봉투와 두루마리 휴지로 바꿔준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45개, 90개, 120개…. 총 210개네요. 종량제봉투로 드릴까요?”
14일 오전 서울 금천구 금천구청 앞 광장. ‘에코자원 교환샵’이라는 현수막이 붙은 파란 천막 아래에서 투명 페트병의 개수를 확인한 금천구 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 20L 흰색 종량제봉투 7장을 받아든 구민 정모 씨(61)는 “지난주에도 종량제봉투 10개를 받았다”며 “투명 페트병과 폐건전지를 모으는 대로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 재활용품 자원순환 나선 자치구들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시행일이 2년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생활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자원순환 체계 구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와 자치구에서는 올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순환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14일에도 다양한 재활용품 묶음을 가져온 시민들이 천막 앞에 줄지어 있었다. 일부는 성인 허리 높이까지 올 만큼 이동식 카트에 싣고 오기도 했다. 캔 500g과 폐건전지 등을 두루마리 휴지 3개로 교환한 유해란 씨(56)는 “재활용도 하고, 집에서 필요한 생필품으로 교환해 갈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금천구에 따르면 이날 에코자원 교환샵을 찾은 주민은 72명으로 투명 페트병 110kg, 폐건전지 54kg 등 약 192kg이 수거됐다. 30명이 참여했던 시행 첫날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금천구 관계자는 “투명 페트병은 재활용해 옷으로 만들 수 있어 고부가가치 재활용품”이라며 “회수한 재활용품은 처리 업체로 보내 압축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동대문구도 11일부터 대량으로 발생한 헌옷을 수거하는 ‘헌옷 방문 수거 서비스’를 지자체 최초로 시작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재활용 가능한 헌옷은 의류수거함에 넣어야 하지만, 이사·사망 등으로 헌옷이 대량 발생하면 일시에 처리하기 곤란하다”며 “유족이 유류품을 태울 경우 화재 발생 우려도 있어 방문 수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에서는 지난해 고장난 우산 2700개를 무료로 수리하는 등 자원순환과 봉사를 결합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마포구에서도 커피콩에서 커피액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인 커피박을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기 위해 지난해 지역 내 카페 100곳에서 총 68t을 수거해 재활용했다.
서울시도 올해부터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내 다회용기 주문 가능 지역을 지난해 10개 구에서 올해 15개 구로 확대하는 등 자원순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은 지난해 서울의료원에 이어 올해 장례식장 3곳을 추가할 방침이다.
다음 달부터는 시 소재 체육시설 중 폐기물 발생량이 가장 많은 잠실야구장을 대상으로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사업을 추진한다. 잠실야구장 식음료 제공 업소에 다회용기를 전면 도입하고, 이후 고척돔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일회용 응원도구 사용도 금지돼 적발 시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