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칩 워] 차세대 AI 주도권 ‘글로벌 칩워’
젠슨 황 “세계최강 AI칩”… 엔비디아 차세대 칩 ‘블랙웰’ 공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4’에서 인공지능(AI)용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황 CEO 앞에 놓인 제품은 GPU 8개로 구성된 컴퓨팅 장치이고, 그의 왼쪽(사진 오른쪽)에 있는 것은 새로 출시한 블랙웰이 탑재된 기판이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칩으로 모든 산업에서 AI를 구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새너제이=AP 뉴시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칩에 필수적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 엔비디아에 납품한다.
SK하이닉스는 현존하는 D램 중 최고 성능인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글로벌 빅테크에 납품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올 2분기(4∼6월) 내놓을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에 탑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칩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반도체 설계 및 제조 업체들은 차세대 기술을 두고 격전을 벌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18일(현지 시간) 자체 개발자 행사인 ‘GTC 2024’에서 차세대 GPU ‘블랙웰’ 시리즈를 공개했다. 기존 ‘H100’보다 연산 속도가 2.5배 빠르고 추론 능력은 30배 더 좋아졌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블랙웰을 통해 글로벌 산업 지형을 바꿔 놓겠다”고 장담했다.
AI칩 전쟁… SK ‘8단 납품’ 치고나가자, 삼성 “상반기 12단 양산”
SK-삼성, 엔비디아 전시장에
AI용 5세대 HBM 실물 배치
“첫 양산” 밝힌 마이크론, 납품 미정
삼성 “韓-美에 AI칩 연구소 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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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매케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4’에 설치된 SK 하이닉스 부스. SK하이닉스는 전시장에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및 5세대 제품인 HBM3, HBM3E를 전면에 내놓고 기술력을 자랑했다. 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 SK하이닉스, 5세대 HBM에서도 선두
엔비디아 GPU에 들어가는 HBM3를 대부분 납품하는 SK하이닉스는 19일 5세대 8단 HBM을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 고객사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개발 소식을 발표한 이후 7개월 만이다. SK하이닉스의 HBM3E는 엔비디아가 2분기(4∼6월) 출시하는 신제품 ‘H200’ GPU에 탑재될 예정이다.
D램의 한 종류인 HBM은 AI 칩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반도체다. AI 학습 속도를 높여줘 이른바 ‘AI 가속기’라고 불리는 GPU가 제대로 된 성능을 구현하려면 이를 뒷받침할 고성능 메모리칩이 필수인데, HBM이 그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2.6%에서 올해 20.1%로 뛸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마이크론 맹추격
삼성전자는 지난달 8단보다 집적도를 높인 12단 HBM3E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양산한다고 한 HBM3E는 D램 8개를 쌓은 8단 제품이다. 삼성은 4개를 더 쌓은 제품을 내놓으며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1∼6월) 중 8단과 12단 모두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삼성 HBM3E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최대 1280GB(기가바이트)다. 풀HD급 영화 약 250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3E의 처리 속도는 각각 초당 최대 1180GB, 1200GB다.
● 엔비디아 영역 파고드는 삼성 “AGI 칩 개발”
삼성은 AI용 메모리에 더해 AI 컴퓨팅을 위한 자체 칩 개발에도 본격 나섰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사업부문장(사장)은 19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AGI의 길을 열기 위해 미국과 한국에서 삼성반도체 AGI 컴퓨팅연구소를 신설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중심의 AI 칩 시장에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나 메모리칩을 통한 보조 역할에 그치지 않고 주도적인 입지를 노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AGI 연구소는 구글 텐서처리장치(TPU·인공지능 전용칩) 개발자 출신인 우동혁 박사가 이끈다. 경 사장은 “AGI 컴퓨팅랩은 추론과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에 초점을 두고 거대언어모델(LLM)용 칩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사실상 엔비디아가 독점하고 있는 AI 칩 시장에 삼성전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이라며 “당장은 대규모 연산이 요구되는 학습 분야는 어렵기 때문에 추론 및 생성 분야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