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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개막 전야 ‘미스터 션샤인’이 주한미대사관저에 초대된 까닭은? [전승훈의 아트로드]

입력 | 2024-03-20 13:27:00


19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MLB 2024 서울시리즈’ 리셉션에서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왼쪽에서 두번째)와 MLB사무국, 캘리포니아 관광청 관계자들이 ‘김하성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유니폼과 ‘미국 대사관’ 이름이 새겨진 LA다저스 유니폼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LA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홈구장이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연중 화창한 날씨로 ‘선샤인 스테이트(Sunshine State)’라고 불립니다. 션샤인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엔데, ‘미스터 선샤인’과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스타 이병헌 배우도 오늘 오셨습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 대사)


20일 서울 고척돔구장에서 열리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개막전을 하루 앞둔 저녁.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주한미국대사관저 하비브하우스에서 캘리포니아 관광청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최하는 리셉션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LA) 관광청장, 줄리 코커 샌디에이고 관광청장, 배우 이병헌, 전 KBO 프로야구 선수 유희관, 홍성흔(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코치)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미국대사는 인사말에서 “여러분과 함께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개막을 축하하고, 캘리포니아주를 장려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레드삭스(RedSox)의 나라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고 말했다. 고척돔에서 열리는 개막전은 캘리포니아주 LA와 샌디에이고의 경기이지만, 자신은 ‘보스턴 레드삭스’의 팬이라는 것을 밝힌 조크였다.


골드버그 대사는 “야구는 미국과 한국, 일본에서도 모두 열광하는 스포츠”라며 “박찬호 선
수는 한국 최초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고, 홍성흔 선수는 샌디에이고에서 코치로 일하셨고, 김하성선수와 고우석 선수, 다르빗슈 유 선수가 샌디에이고에서, 오타니와 야마모토 같은 선수도 LA다저스에서 맹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왼쪽)가 김하성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7)가 새겨져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니폼을 들고 있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벽을 허물게 하는 야구의 힘을 가장 감동적으로 보여준 예는 재키 로빈슨 선수입니다. LA다저스가 자부심을 느끼는 선수인데요. 1947년 로빈슨 선수가 브루클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악명 높았던 피부 세계의 벽이 무너졌습니다. 그의 용기와 끈기는 이후 전세계의 많은 이들이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었습니다. 현재 MLB에 등록된 선수 중 28%는 미국 외의 지역 출신의 선수들입니다.”

야구공 모양의 케잌.

골드버그 대사는 “이번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통해 한미 양국간 교류가 더 활발해지길 기대한다”며 “고척스카이돔에서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를 본 분들이 미국에 직접 가서,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중에 하나인 야구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고 말했다.

주한미국대사관저 안마당에 있는 경주 포석정을 본 떠 만든 연못.


골드버그 대사는 마지막으로 이날 행사가 열린 정동 미국대사관저에 대해 설명했다. 한옥스타일로 지어진 미국대사관저 안마당에는 신라시대의 유물인 경주 ‘포석정’을 본뜬 연못도 조성돼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저 본관 하비브 하우스. 동아일보 DB

“오늘 행사가 열리는 이 곳은 굉장히 특별한 역사적 장소입니다. 한국식 한옥 스타일로 건축했지만, 미국에서 온 목재를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그만큼 한미 양국간의 특별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집이라고 생각합니다.

주한미국공사관 한옥건물. 동아일보 DB


또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아랫쪽에 1880년대부터 미국이 처음 수교한 이후로 사용했던 주한미국공사관 한옥건물도 남아 있습니다. 서울의 외교의 중심부였던 정동의 역사적인 장소에 와 주신 것을 환영합니다.“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


주한미국공사관 건물은 tvN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쫓기는 노비에서 미국 해병대 대위로 돌아온 ‘유진 초이’(이병헌)가 근무하던 장소였다.

‘미스터 선샤인’ 배우 이병헌이 19일 서울 중구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MLB 2024 서울 시리즈’ 리셉션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캘리포니아주 홍보대사이기도 한 배우 이병헌은 “드넓은 바다와 숨막히는 경관, 아이코닉한 도시, 넘쳐나는 에너지, 한계없는 가능성이 가득찬 캘리포니아는 어쩌면 야구하고도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같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그는 “웰컴 투 MLB서울시리즈! 레츠 플레이볼!(Let‘s Play Ball) 레츠 플레이 캘리포니아!(Let’s Play California)”라고 건배사를 했다.

줄리 코커 샌디에이고 관광청장(왼쪽)과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는 MLB개막식이기도 하지만,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대대적인 관광 프로모션을 알리는 이벤트이기도 했다.
아담 버크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장은 “LA는 11개의 프로팀과 30개 이상의 우승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 도시”라며 “2024년 메이저리그 개막은 물론 2026년 MLB올스타, 위민스 오픈 챔피언, 힙합월드컵, 2027년 슈퍼볼, 2028년 LA올림픽까지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관광청의 ‘LA는 현재 상영중(Now Playing)’ 캠페인.


그는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이자 할리우드가 있는 로스앤젤레스는 올해 서울에서 ‘LA는 현재 상영중(Now Playing’ 캠페인을 통해 한국에 본격적으로 상륙한다”며 “이번 캠페인은 LA 관광청 역사상 한국 시장에 가장 큰 투자를 한 캠페인이며, SM 엔터테인먼트의 신예 케이팝 아이돌 그룹인 ‘라이즈(RIIZE)’와 함께 진행되는 특별한 오프라이징 캠페인이라는 점에 더욱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관광청과 협업한 SM엔터테인먼트 신예 K팝 아이돌 그룹 ‘라이즈’. LA관광청 제공


“한국은 로스앤젤레스 관광의 핵심 시장으로 부상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4대 시장으로 진입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로스앤젤스에는 5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이했고, 한국은 이 중 33만 명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제 2024년에는 100% 이상 회복된 한국 관광객 33만 6천 명 이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와 부산은 자매결연 도시로 더욱 깊은 뜻을 갖고 있습니다.”

LA관광청 제공


줄리 코커 샌디에이고 관광청장은 “샌디에이고는 70마일의 해변가를 즐길 수 있고, 골프코스와 레고랜드, 사막과 쇼핑센터까지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다”며 “그 중에서도 김하성 선수가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홈구장인 ‘펫코파크’는 미국에서 제일 최고시설의 야구 스타디움으로 뽑힌 아름다운 구장”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담 버크 LA관광청장이 다시 마이크를 잡고 한 말에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20, 21일 MLB 서울시리즈 경기를 하죠. 야구에서는 LA든, 샌디에이고든 반드시 지는 팀은 있을 겁니다. 그러나 누구나 샌디에이고나 LA를 방문하시면, 절대로 지는 일은 없고 항상 위너가 되실 거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