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경쟁] 엔비디아 CEO, 간담회서 밝혀 “한국의 HBM은 기적 같은 기술… 삼성과 車전장 파운드리 협력할 것” “인간 수준 AGI시대 5년내 등장… 세상 모든 컴퓨팅, 생성형 AI가 될것”
19일(현지 시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턴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블랙웰 시리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검증하고(qualifying) 있고 기대가 크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술을 극찬하며 삼성전자와도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용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되는 HBM을 SK하이닉스가 거의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HBM에 대해서도 양산 가능성 등을 테스트하고 있다는 의미다. 황 CEO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HBM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칩 생태계의 중심이 된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생태계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韓 HBM, 기적 같은 기술”
황 CEO는 19일(현지 시간) 미국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턴 호텔에서 1시간 30여 분에 걸쳐 전 세계 150여 명의 기자들과 질문을 주고받았다. 특히 한국과의 협력에 관한 동아일보를 비롯한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삼성과 SK하이닉스는 매우 대단한(incredible) 기업들이다. AI가 진화할수록 우리와 함께 성장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진 간담회 시간이 다 됐다는 홍보 담당자의 안내에도 HBM에 대한 질문을 반기며 시간을 더 할애해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아직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라고 확인했다. 앞서 19일 SK하이닉스는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황 CEO가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해서도 성능을 검증 중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공급이 시작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황 CEO는 파운드리에 있어서는 대만 TSMC를 “가장 깊은 관계”라며 “GPU에 들어가는 메모리칩 등도 대만으로 운반돼 TSMC가 패키징까지 맡고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를 삼성으로 확대할 가능성에 대해선 “삼성은 특별한(extraordinary) 회사다. 그 가능성도 있다”고 답한 뒤 “앞으로 우리가 만들 모든 차량용 (전장 부문)은 삼성에서 올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 사례로 전장(자동차 부품) 부문 파운드리를 언급한 것이다.
● “나는 AI의 오펜하이머 아니다”
황 CEO는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는 일단 “우리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지침을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자 간담회 현장에 비치된 차세대 GPU ‘블랙웰’ 등을 가리키며 “각각 수십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 있고,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오고 있다. 공급망에 대한 유연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 세상 모든 컴퓨팅은 생성형 AI가 될 것”이라며 AI의 미래에 대한 무한한 믿음도 드러냈다. 그는 “거대언어모델(LLMs)이 사람의 말을 ‘일반화’해서 언어로 답변을 만드는 것처럼 이제 AI는 특정 단백질, 화학물질도 배우고 이를 ‘일반화’해 답변을 만들게 될 것”이라며 “사람이 커피 만드는 법과 같은 특정 행동들도 배워서 일반화해 ‘로봇 행동’으로 답변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너제이=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