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모두 하락세 멈춰 신생아 특례대출 4조도 영향 부동산업계 “아직 바닥은 아냐” 서울 전셋값은 44주연속 상승
서울 아파트값이 16주 만에 하락에서 보합(0%)으로 전환했다. 저렴한 가격에 나온 급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며 매매 가격을 떠받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거래량이 아직 적은 데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 ‘바닥을 다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3월 셋째 주(1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0.01%) 대비 0%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첫째 주 이후 16주 만에 보합으로 돌아선 것. 동작구(0.05%)에서 가장 많이 올랐고 송파(0.04%), 종로·서대문(0.02%) 순이었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집값 하락세가 모두 그쳤다. 서초구는 전주(―0.01%) 대비 0.01% 올랐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0.01%에서 보합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계속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전주(0.08%)보다 0.07% 오르며 44주 연속 상승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보다는 매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라며 “전셋값 상승세와 급매 영향에 하락에서 보합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거래량 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어 ‘바닥 다지기’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이날 기준 2349건으로 전월(2577건)에 근접했다. 10일 정도 신고 기한이 남은 것을 고려하면 거래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집값 하락 이전 시기인 2021년 3월(3841건)과 비교하면 아직 낮은 편이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2466건으로 전월(7만8639건)보다 4.8% 증가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상황인 것.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지난해 2분기(4∼6월)에도 거래량이 늘었지만 4분기(10∼12월)에 꺾였다”며 “금리 인하 시기도 불분명해 부동산 매매 시장이 되살아났다고 보기에는 섣부르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