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아이폰 사용자와 앱 개발자에게 애플 체제만 쓰도록 해야 한다.”
2010년 애플의 고위 임원이 스티브 잡스 당시 최고경영자(CEO)에게 아마존 전자책 광고에 관한 e메일을 보냈다. 광고 속 주인공은 애플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폰을 넘나들며 킨들 앱으로 책을 읽었다. 잡스 CEO는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사용자와 개발자를 애플 플랫폼에 가두라”고 지시한 것이다.
● “아이폰서 삼성페이-갤럭시워치 왜 안 되나”
조나단 칸터 美 법무부 반독점 책임자
애플은 현재 미 스마트폰 시장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등 경쟁 OS로의 호환을 사실상 막았기에 애플 기기를 한 번 사용하면 애플 생태계 안에 갇히고, 타사 제품 또한 구매하기 어려워진다. 법무부는 이게 ‘경쟁 방해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애플의 기본 문자 앱 ‘아이메시지’가 안드로이드 사용자의 메시지 전송 및 동영상 다운로드 속도를 떨어뜨리고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초록색, 아이폰 사용자는 파란색으로 구별하도록 한 점을 문제삼았다.
2022년 한 행사에서 참석자가 팀 쿡 애플 CEO에게 “엄마가 안드로이드폰을 쓰는데 내 아이폰으로 엄마에게 동영상을 보내기 어렵다”고 하자 쿡 CEO가 “그냥 엄마에게 아이폰을 사 드리라”고 한 점 또한 소장에 적시했다.
● 애플, 경쟁 방해에 각국 기업 고전
법무부는 애플의 이런 행보로 많은 회사들이 미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려다 실패했다며 한국 LG전자, 대만 HTC, MS의 사례를 들었다. 이로 인해 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의미 있는 경쟁자는 삼성과 구글만 남았다고 했다.
특히 미 아이폰 사용자의 3분의 1이 1996년 이후 출생자들이며 젊은 소비자들에게 삼성 스마트폰 비중은 약 10%에 불과하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이를 감안할 때 애플의 독점적 지위가 향후 더 굳건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