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8] 정당기호 확정날 낙천 의원들 보내 ‘기호 4번’땐 비례투표지 두번째 칸 ‘기호 2번인 국민의힘 연상’ 판단
4·10총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이자 정당 기호 확정일인 22일 국민의힘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지역구 의원 5명을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로 보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2번, 국민의미래 4번’ 사수를 위해 4년 전 꼼수로 지적된 ‘의원 꿔주기’를 비례대표에 이어 지역구 의원까지 추가로 진행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근본 원인은 더불어민주당이 유지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라고 야당 탓을 했지만 정치권에선 “민주당을 핑계 삼아 꼼수를 부리는 것은 똑같다”란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5명의 국민의힘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이 어제(21일) 국민의미래로 당적 이동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당내 경선에서 진 김병욱 김영식 김용판 김희곤 이주환 의원 등이다. 이로써 국민의미래는 15일 이적한 김예지 의원 등 비례대표 출신 8명에 더해 총 13명의 의원을 보유하게 돼 기호 4번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비례대표 후보 투표지에서 두 번째 칸을 쓴다. 기호 2번인 국민의힘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의 판단이다.
정치권에선 “비례의원 수만으론 기호 4번이 불가능한 걸 뒤늦게 알고 이적을 시켰다”는 비판이 나왔다.
장 사무총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말 한마디로 준연동형 비례제가 유지되는 기형적 상황이 없었다면 의원들을 탈당시켜야 하는 상황은 애초에 없었을 것”이라며 “총선에서 승리해 선거제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도 “당직자 당대표, 공관위원 꿔주기까지 꼼수는 야당보다 덜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