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동물행동 연구팀서 실험 단어 듣고 특정 물건-장소 떠올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개들의 머리에 뇌파 측정기를 붙이고 뇌의 패턴을 측정했다. Grzegorz Eliasiewicz 제공
‘밥 먹자’ ‘산책 가자’ ‘앉아’ 등은 반려견의 반응이 바로 나오는 말이다. 반복된 주인의 언행에 눈치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개는 단어를 들었을 때 단어의 의미를 떠올린다는 신경학적인 증거가 발견됐다.
마리안나 보로스 헝가리 에외트뵈스로란드대 동물행동학과 연구원 연구팀은 개가 단어를 듣고 단어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결론을 담은 연구 결과를 2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참가한 개 18마리의 머리에 뇌파 측정기를 붙였다. 이후 각각의 개 주인에게 ‘이거 봐, 공이야’와 같이 개가 알고 있는 장난감에 대한 단어를 먼저 말한 다음 일치하는 장난감 또는 다른 물건을 제시하도록 했다. 개의 뇌파를 확인한 결과 일치하는 물체를 보여줄 때와 일치하지 않는 물체를 보여줄 때 뇌에서 다른 패턴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패턴이 인간에게서 관찰한 것과 유사해 개가 단어를 이해한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개가 더 잘 아는 단어일수록 패턴의 차이가 컸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