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띠’ 스타트업 7년 연속 흑자 ‘육아 정보앱’ 月 활성이용 27만명 육아 고충 개선 등 빠르게 입소문 시장 축소 극복, 해외로도 사업 확장
저출생 문제가 한국의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지만 오히려 출산·육아 스타트업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출산·육아 시장의 혁신이 더뎠던 탓에 개선된 서비스나 제품이 출시되면 고객의 호응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아기띠로 유명한 코니바이에린은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드물게 단 한 번도 외부 투자를 유치하지 않았다. 코니바이에린은 2017년 설립 이래 7년 연속 흑자를 냈고, 연 매출도 2019년 144억 원에서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317억 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의 ‘코니 아기띠’는 창업자인 임이랑 대표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개발한 제품이다. 그는 육아 중 목디스크 파열을 겪었다. 이 때문에 아기를 안을 때 무게를 분산시켜 어깨와 골반, 허리 통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아기띠가 필요했다. 이런 필요를 바탕으로 시중 아기띠의 한계를 개선한 제품을 출시하자 비슷한 고충을 겪는 신생아 부모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업계 관계자는 “‘육아는 장비빨’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떤 아이템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육아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면서 “조금만 개선된 서비스나 제품이 나오면 순식간에 주목받는다”고 말했다. 또 “출생아 수 감소로 시장 규모가 작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제품에 대한 갈망이 이를 뛰어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산 육아 스타트업들은 해외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더 나은 서비스와 제품을 향한 부모의 갈증은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화질 초음파 영상과 임신 출산 정보를 제공하는 앱 ‘마미톡’ 운영사인 휴먼스케이프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각각 360곳, 70곳의 산부인과 병원과 계약을 맺고 현지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초음파 영상을 유료로 제공하고 있는데도 이용자가 꾸준히 늘면서 마미톡의 매출도 계속 증가세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이용자 수는 약 19만 명으로, 지난해 한국 출생아 수(23만 명)에 근접했다.
코니바이에린 아기띠도 일본, 북미 등 해외 부모의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코니바이에린 매출 가운데 약 6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베이비빌리 앱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으로 진출해 이들 4개국에서 15만 명의 MAU를 기록하고 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