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유치 총력전] 2005년 유치전에선 고배 6차례 정상회의 개최 강점 국제컨벤션센터 등 구축
제주지역 상공인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최근 제주시 용담레포츠공원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를 기원하는 걷기 행사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제주상공회의소 제공
“두 번의 실패는 없습니다. 이번에 반드시 행사를 유치하기 위해 도민과 경제계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서 부산에 밀려 고배를 마셨던 제주도가 다시 도전장을 냈다. 김인영 제주도 경제활력국장은 “온·오프라인에서 제주 유치 지지선언 릴레이 응원이 이어지는 등 과거 유치 실패를 설욕하기 위해 제주지역 사회가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APEC 제주유치 신청서를 작성해 다음 달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에 제출하고 현지실사 등 심사에 대한 대응 작업과 함께 홍보활동을 본격화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를 위해 기존의 APEC 추진준비단을 확대해 14개 부서 주무 과장이 합류한다.
제주도는 최근 서울 용산에서 APEC 유치를 기원하는 ‘제주의 하루’ 행사를 열었다. 한국에 주재하는 25개국 대사 등 외교관을 제주로 초청해 APEC 유치 홍보도 진행했다. 제주상공회의소를 주축으로 상공인과 경제 유관기관, 단체들은 16일 제주유치 캠페인과 함께 유치기원 걷기대회를 열고 총선에 출마한 후보를 상대로 APEC 제주 유치를 공약화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홍보 활동도 전국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올 1월부터는 수도권 옥외 전광판, 버스정류장, 지하철 역사 등에서 홍보활동을 전개하는 중이다. 5월에는 경기 수원시에서 APEC 제주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제주도는 앞서 1991년 한소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미, 한일 정상회담 등 6차례의 정상회의 개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다양한 국제 회의와 포럼을 개최하며 구축한 인프라를 자랑한다. 4300석 규모의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비롯해 5성급 이상 특급호텔 21곳과 회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내년 8월에는 최대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제주마이스(MICE·국제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다목적복합시설을 완공할 예정이다.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지역에서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APEC 개최지로서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섬이라는 지형적 특징을 살려 경호, 경비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그린수소 상용화 및 재생에너지 발전, 글로벌 탄소중립도시 등은 APEC가 추구하는 목표와도 부합한다고 제주도는 강조했다.
● “지역 균형발전 모델 될 것” 부각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3일 외교부 청사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만나 APEC 정상회의 제주 개최에 대한 의지와 준비 상황을 전하는 등 전방위로 활동하고 있다. 오 지사는 “제주는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회의 장소로서 세련된 품격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며 “20년 동안 기다려온 염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 단합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제주도는 지난해 1월 25일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공식 선언한 데 이어 범도민추진위원회 발족, 제주유치 캐릭터 홍보대사 위촉, 제주유치 기원 음악회, 제주유치 전담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1년 넘게 다양한 유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APEC 정상회의는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지 20년 만인 2025년 국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