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수 성균관장, 정부 방안 반박 “족보 엉망되고 가족관계 무너져”
최종수 성균관장은 “법무부 용역보고서대로 근친혼 금지를 4촌 이내로 축소하면 5촌 간 결혼이 가능해진다”라며 “작은할아버지가 장인이 되면 족보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작은할아버지가 장인이 되면 족보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성균관과 유림이 이달 초부터 법무부가 있는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법무부가 ‘혼인 금지 범위를 기존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하자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 19일 서울 종로구 유림회관에서 만난 최종수 성균관장은 “근친혼 범위가 축소되면 결국 인륜도, 가족 관계도 무너진 세상이 온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림이 시위에 나서는 게 굉장히 보기 드문 일입니다.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는 혼인 금지 범위를 현재 8촌 이내에서 4촌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고 했더군요.
“무슨 근거로 그렇게 제안했는지 모르겠습니다. 5촌 이상에서 혈족과 가족으로서 유대감을 유지하는 경우가 현저히 감소했다고 하는데, 지금 젊은 사람들이 5촌이 넘는 친척을 잘 모르고, 서로 유대가 줄었다고 그런 주장을 하는 건 너무 근시안적인 판단입니다.”
―보고서대로 법이 바뀌면 작은할아버지가 장인이 된다고 했습니다.
“보고서대로 바뀌면 5촌(당숙) 간에 결혼할 수 있게 됩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가 나와 5촌입니다. 아버지의 사촌 형제가 누굽니까. 큰할아버지, 작은할아버지 자녀지요. 작은할아버지 딸과 내가 결혼하면 작은할아버지는 장인이 되고, 우리 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사돈이 됩니다. 우리 할아버지와 작은할아버지는 친형제인데 또 사돈이 되는 겁니까? 족보는 물론이고 가족 관계가 이렇게 꼬이면 대체 어떻게 되는 건가요.”
―1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 모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셨더군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