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 총격 현장 접근하는 러시아 대테러부대. 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했던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슬람주의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가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24일 미국의 CNN, NBC 방송 등에 따르면 IS는 자신들의 전용 선전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테러범들이 현장에서 찍은 영상들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은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시민을 공격하던 테러범들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던 보디캠을 통해 찍힌 것으로 추정된다.
90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는 테러범 4명의 모습이 담겼다. 한 총격범이 다른 총격범에게 수신호를 보내거나 문 뒤에 숨어있는 사람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모습, 바닥에 쓰러진 시신들, 공격으로 공연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총격범 한 명이 땅에 등을 대고 누워있는 남성의 목을 자르는 장면도 공개됐다.
해당 영상들은 X(트위터), 페이스북에 공유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IS 테러범들이 공개한 영상 일부. X(트위터) 캡처
테러범들은 당시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한 뒤 인화성 액체를 뿌려 불을 지르고 현장을 이탈했다. 이로 인해 130명이 넘는 사망자와 18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들은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경찰과 추격전을 벌인 끝에 체포됐다.
IS가 이같은 영상을 올리며 테러 배후임을 자처했지만, 러시아 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우크라이나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테러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쪽에서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고 말해 테러가 우크라이나 측과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발언한 바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