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혼란] “교수들 떠나면 생명보장 안돼” 성명 ‘입원 미루다 암 재발’ 피해사례 공개
의대 교수들이 25일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근무 단축에 들어가자 환자단체는 “우리 목숨은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으로 희생되어도 좋을 하찮은 목숨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모인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5일 성명서를 내고 “전공의가 사라진 병원에서 교수들마저 떠난다면 환자들의 생명과 안전은 더 이상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며, 피해는 걷잡을 수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회는 이날 자체적으로 취합한 31건의 환자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피해 사례 중에는 “남편이 3월 5일 암 재발 방지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공의 이탈로 입원이 2주가량 미뤄졌다. 기다리다 안 되겠다 싶어 급하게 진찰을 받아봤더니 재발됐더라. 원망스럽고 너무 힘들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 “항암 치료를 못 받고 연기돼 아버님이 돌아가실 것 같다”, “골수검사가 취소됐다고 일방적으로 연락이 왔는데 생명을 담보로 파업하고 있어 너무 두렵다”, “항암 치료가 계속 미뤄지면서 조혈모세포 이식도 미뤄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연합회는 또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건설적 협의체 구성’을 당부한 걸 두고선 “의료계와 정부의 최악의 극단적 대립 국면을 해소하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