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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숨지게 한 음주뺑소니…2년전 ‘진상스티커’ 그 차였다

입력 | 2024-03-26 06:19:00

사진=KBS 보도화면,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음주 상태에서 과속운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등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가해차량에 붙은 스티커들이 더욱 공분을 사고 있다.

충남 천안서북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상 도주치사,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운전자 A 씨(36)를 구속 송치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 40분경 천안시 서북구 부대동 한 삼거리 도로에서 신호를 위반해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고교생 B 군(17)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 씨는 사고를 낸 뒤에도 그대로 차를 몰고 1.8㎞를 더 달리다 가로수를 들이받은 이후에야 멈춰 선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도로는 시속 50㎞의 속도 제한 구간이었지만 당시 A 씨 차량은 시속 130㎞로 주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19%로 면허취소 수준이었다.

회사원인 A 씨는 경기도 평택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고 20여㎞를 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현장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후 누리꾼들은 A 씨의 차량에 붙은 스티커를 기억해냈다. 알고보니 A 씨의 차량은 약 2년 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스티커로 인해 화제가 됐던 차량이었다.

해당 차량 후면에는 “고속도로 1차로는 추월차선입니다” “브레이크 성능 좋음. 대물보험 한도 높음?” “박으면 땡큐” 등의 문구가 적힌 스티커들이 붙어 있다. 주변 운전자들에게 자신의 진로를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공격적인 문구다.

가해 차량 사진이 공개된 후 이 차가 과거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주차했다는 증거 사진과 다른 차량을 상대로 보복운전을 하는 걸 봤다는 목격담 등이 나오면서 A 씨는 더욱 지탄을 받고 있는 상태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