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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부위에 고선량 방사선 쏴 치료… “효과-안전성 높아”

입력 | 2024-03-27 03:00:00

연세암병원, 소수 전이성 간암 대상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 효과 확인
국소 제어율 91%, 크기 감소 75.8%
“세계 최초로 국소 치료 효과 검증”




간암에서 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는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SABR)의 효과가 확인됐다. 정위적 방사선 치료는 방사선을 암에 집중 조사해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최서희 교수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이 병변에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를 시행했을 때 높은 안전성은 물론 91.1%에 달하는 우수한 국소 제어율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소수 전이성 암’은 암 전이 초기 단계로 5개 이하의 장기에 부분적 전이가 일어난 상태다. 여러 부위에 암이 퍼진 다발성 전이 암과는 다른 치료가 필요하다. 전이 병변에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 국소 치료를 시행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러한 국소 치료가 생존 기간을 늘려준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지만 간암 분야에서는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다.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는 국소 치료 중 하나다. 종양에 집중적으로 고선량을 조사할 수 있는 정밀 방사선 치료 기법으로 치료 기간이 짧고 안전하며 효과적인 종양 제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면역 항암제 등 약물치료와 병합 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수 전이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체부 정위적 방사선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4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병변 62개에 체부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시행했다. 1년간 치료받은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는 확률을 뜻하는 1년 국소 제어율은 91.1%였고 종양 크기가 감소한 환자 비율인 객관적 반응률은 75.8%에 달했다.

2년 전체 생존율은 80%, 질병 진행 없이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 기간은 5.3개월로 나타났다. 특히 원발성 간종양을 치료한 후 소수 전이가 발생하기까지 10개월 이상이 지난 환자의 방사선치료 후 1년 무진행 생존율 24.4%, 중앙값 7.5개월로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치료 안전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급성 부작용은 전체 환자의 10%, 만성 부작용은 7.5% 정도였다. 3도 이상의 심각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 환자 스스로가 삶의 질을 평가하는 설문지 조사에서도 하락했다고 답한 사례가 없어 만족도가 높았다.

성진실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수 전이성 간세포암 환자에서 국소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검증한 세계 최초 2상 임상 연구”라며 “그간 치료 방법이 제한적이었던 소수 전이성 간암에서 체부 정위적 방사선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암 분야 국제 학술지인 ‘저널 오브 헤파톨로지’에 게재됐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