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혜병원
추간공 중에서도 신경가지나 혈관 등이 위치한 전방부의 위험 지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안전한 후방부의 척추 후관절 면을 공략하는 추간공확장술 모식도. 서울 광혜병원 제공
―추간공확장술의 치료 원리는.
추간공확장술(디스크 높이 복원 병행시) 전과 후 디스크 마모가 심해 디스크의 높이와 추간공의 높이가 모두 낮아진 상태를 보여준다. 오른쪽은 디스크의 높이가 복원되면 추간공의 높이도 함께 높아지는 것을 보여주는 비교 사진.
―십여 년 이상 추간공확장술을 진행하면서 고민은.
“추간공확장술이 수술적 방법은 아니기 때문에 특수 키트가 진입조차 안 될 정도로 척추관과 추간공이 심하게 좁은 경우, 즉 디스크 높이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디스크가 마모된 상태까지는 적용이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또한 시술 과정에서의 신경 접촉과 그에 따른 시술 초기의 신경 부기 정도가 환자의 병증 발생 부위와 진행 정도, 구조의 크기 등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였다. 그 결과 추간공확장술 이후 초기 2∼3주 정도 기간, 즉 신경 부기가 안정 및 회복되는 동안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 있는 통증이 가장 고민이었고 안타까웠다.”
―고민에 대한 해결 방안은.
“다양한 연구 활동을 통해 최근 디스크 공간에 액상의 젤을 주입해 일정 기간 디스크의 높이를 복원하는 방안을 찾았다. 이 물질은 이미 피부과나 성형외과 등에서도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생체에 적합한 재료고 디스크 쪽에도 사용 가능한 형태로 정제된 제품이 이미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즉 기허가된 액상의 젤을 낮아진 디스크 사이에 주입해 일시적으로 디스크 공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디스크 높이를 복원할 수 있다. 디스크 공간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을 정도로 마모 정도가 심한 경우라도 일시적으로 디스크 높이가 복원됨과 동시에 추간공도 넓어지기 때문에 기존에 진입조차 어려워 포기했던 상태까지도 추간공확장술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추간공확장술 적용 초기인 시술 후 2∼3주간 디스크 높이가 복원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면 신경 부기로 인한 심한 초기 통증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즉, 좁은 공간에서 신경이 부어 있는 상태보다는 복원된 디스크 높이와 함께 넓어진 추간공 덕분에 동일한 신경 부기에서 나타나는 통증의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추간공확장술 2단계 과정에서 특수 키트로 인대를 절제하는 부위는 추간공 중에서도 신경가지나 혈관 등이 위치한 전방부 위험 지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안전한 후방부의 척추 후관절 면이다. 이때 척추의 퇴행 변화가 심하고 추간공의 공간이 좁을수록 해당 척추 후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캡슐) 표면이 더 거칠고 쭈글쭈글한 형태를 띠고 있다. 즉, 해당 척추 후관절 면을 훑어주는 방식으로 인대를 절제하면서 공간을 넓혀야 하는데 도구가 지나가는 표면과 경로 자체가 울퉁불퉁하고 거칠면 그만큼 원활한 인대 절제가 어렵게 된다. 그러나 디스크 높이를 복원하면서 추간공이 함께 넓어지면 척추 후관절을 감싸고 있는 캡슐도 펴지면서 표면이 매끄럽고 평탄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이후의 추간공확장술 과정에서의 인대 절제가 더욱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시술 효과를 높일 수 있고 시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연구 결과의 발표 시점과 파급 효과는.
“현재 기존 추간공확장술에 디스크 높이를 일시적으로 복원하는 방법을 접목하는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론적인 부분에 대한 정리는 거의 완료됐고 임상적인 자료 수집 및 데이터 분석까지 마치면 조만간 SCIE 논문에 정식 투고할 예정이다. 저널마다 새로운 논문에 대한 검토 기간 및 검토위원회 소집 일정이 다르므로 시점을 단정할 수는 없으나 하반기 내로는 정식 출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척추 비수술 방법 중에서 추간공확장술의 적용 범위가 기존에도 상당히 넓은 편이었으나 디스크를 복원하는 방법까지 접목된다면 기존에 수술로 판정했던 경우의 상당 부분까지도 시술 가능한 영역으로 편입될 것이다. 또한 추간공확장술 인대 절제 과정이 좀 더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전체적인 시술 시간이 단축되므로 드물게 나타나는 감염 가능성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간공확장술 이후 초기의 급성 통증 기간이 대폭 감소하고 호소하는 통증의 정도도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김신아 기자 s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