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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째 내전 시리아… 2700만 명이 일상 찾을 때까지 함께할 것”

입력 | 2024-03-27 03:00:00

[나눔, 다시 희망으로] 컨선월드와이드
시리아 주민 80% 이상이 빈곤 상태
난민 29만 명 식량-주거-생계 지원
“여성-아동 위험 특히 심각, 관심 필요”




보안상 얼굴을 가린 시리아 난민 어린이들이 컨선월드와이드가 수리한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전 세계는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 나라를 잊었고, 이곳의 사람들을 잊었습니다.”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힌 위기 국가

시리아 내전은 올해로 13주년을 맞았다. 11년째 시리아 난민을 위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의 시리아 국가사무소 총괄 책임자 페랄 민하스는 14년째 접어든 시리아 내전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 3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돼 수니파-시아파 간 종파 갈등으로 발전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 내전 발발 당시 태어난 아이들은 청소년기에 접어들었으며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였던 아이들은 현재 성인이 됐다. 많은 사람에게 잊힌 이곳은 올해로 열세 번째 잃어버린 봄을 맞이했다.

현재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 수준은 매우 심각하다. 전체 인구 2400만 명 중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인구는 1670만 명이며 주변 지역에 머물고 있는 인구까지 포함하면 2700만 명 이상의 사람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시리아 내 가용 자원은 계속해서 줄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에 따르면 현재 시리아 주민의 80% 이상이 ‘국제 빈곤선’ 이하의 수준에서 살고 있으며 이는 2011년의 10%에서 8배 높아진 비율이다. 또한 시리아 인구 3분의 1이 영양 결핍 상태에 놓여 있으며 5세 이하 아이 10명 중 3명이 저체중증을 앓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가 매년 발행하는 ‘세계기아지수(GHI)’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의 기아지수는 내전 발발 이후 ‘심각’ 단계로 격상됐으며 이 상황은 매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시리아의 2023년 기아지수는 26.1점으로 평균값이 18.3점인 ‘보통’ 단계임을 감안했을 때 시리아의 기아 수준은 매우 높으며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튀르키예에서 난민 위한 활동 지속

컨선월드와이드는 내전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리아 난민들을 위해 시리아를 포함해 접경국인 레바논, 이라크, 튀르키예에서 11년 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의 활동은 시리아 내전이 ‘비국제적 무력분쟁(NIAC)’으로 선언된 1년 후인 2013년 3월부터 시작됐다.

활동 초기에는 텔아비야드 지역에서 2년간 식수 위생(WASH) 사업을 실시했으나 내전이 격화됨에 따라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임시로 활동을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리아의 인도적 위기가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것을 고려해 주민들을 위해 활동을 다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2015년 말 시리아 북동부 3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재개했으며 식량 및 비식량 물품을 지원했다.

컨선월드와이드는 이후에도 조사를 통해 필요가 시급한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지속적으로 넓혔으며 현재는 시리아 내 8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시리아 전역에서 약 200명의 직원이 식량 안보, 식수 위생, 생계 지원, 임시 주거시설 및 인도적 지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가 시리아 어린이들의 보건위생을 향상시키고 안전한 물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식수 위생 사업을 실시했다. 컨선월드와이드 제공



시리아 난민 29만 명에게 도움의 손길 전해

컨선월드와이드는 작년 한 해 시리아 난민 29만 명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전했다. 식량 바우처, 사업 지원금(현금), 직업 훈련 등의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6개의 수도 시설과 8개의 수도망을 복구함으로써 약 20만4000명 주민의 안전하고 위생적인 식수 접근성을 확보했다.

작년에는 지진 피해가 심각한 시리아 북서부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 활동을 실시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약 5만 가구, 25만 명의 시리아 주민을 위해 임시 주거시설 지원, 식량 및 비식량 물품 지원, 심리사회적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을의 복구를 위한 장기적인 활동에 초점을 맞추며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시리아 난민을 위한 활동은 접경국인 레바논, 이라크, 튀르키예에서도 이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레바논의 사회경제적 위기에 대응해 취약한 가구에 고용 및 소득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생계 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최근에는 2000여 명의 주민이 생계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을 이수했다. 이라크에서는 11만7000명을 위해 식수 위생 사업을 실시했다.




끝까지 시리아와 함께할 것

시리아 인구의 70% 이상인 약 1670만 명이 식량, 깨끗한 물, 주거지, 위생 시설에 접근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거의 650만 명의 사람이 시리아를 떠나 난민으로 등록돼 있는 반면 550만 명은 여전히 그 나라 안에서 살고 있다. 화장실과 샤워 시설, 깨끗한 물, 교육과 같은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운 비공식 정착지에서는 200만 명 이상이 살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전은 또 다른 취약계층을 만들었다. 내전 이후 젠더기반폭력(GBV), 가정폭력, 성폭력이 전국적으로 증가해 많은 여성 및 여아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 또한 내전은 아이들의 교육권을 빼앗아 갔다. UN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학교 인프라의 40%가 분쟁으로 파괴돼 교육 제공에 막대한 격차가 발생했고 2023년 기준 250만 명의 시리아 아동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 페랄 총괄책임자는 “지속되는 내전으로 인해 사람들의 니즈는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지원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정치적인 해결책이 없는 한 우리의 인도적 지원은 계속될 필요가 있다”며 “세계 각지에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위기들이 많지만 시리아를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페랄 총괄책임자는 마지막으로 “컨선월드와이드는 시리아가 다시 설 수 있는 그날까지 주민들 곁에 끝까지 함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올해로 56년이 된 국제인도주의단체 컨선월드와이드는 기아 종식을 위해 최극빈의 나라에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국 사무소는 2015년에 개소해 국제사업, 모금, 홍보 및 옹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컨선월드와이드의 시리아 난민 지원 및 기아 종식 활동은 컨선월드와이드 홈페이지에서 더 확인할 수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