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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토위’ 공익성 심사서 무리한 공공기여 요구… 이행 확약 없으면 심사 탈락도

입력 | 2024-03-27 03:00:00

[부동산 인사이드] 중토위 ‘공익성’ 심사 비판 목소리




개정된 도시개발법은 민간 참여자가 지방도시공사 등 공공기관과 함께 사업을 하는 ‘민관 공동사업’의 경우에만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이하 중토위)는 순수 민간사업에도 시행자가 개발이익의 일정 범위를 초과하는 이익에 대한 환수(소위 공공기여)를 담보하지 않으면 공익성 심사에서 탈락시키는 방향으로 편법적으로 운영한다는 논란이 많다.

중토위의 공익성 검토 기준이나 토지수용 업무편람 등 관련 규정·지침·예규 그 어디에서도 민간사업의 이윤율을 제한하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계획이 없으면 중토위는 천편일률적으로 ‘공익사업으로서 시급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사유로 전부 ‘부동의’ 의견을 제시하는 바람에 사업이 중단되기 일쑤다. 중토위의 공익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구역지정 단계로 넘어갈 수 없기 때문에 사업 진행을 할 수 없다.


공공기여 없다고 다섯 차례나 심사 떨어지기도

경기도 평택시 ○○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토지수용 조건과 공익성 판단에 대한 법적 하자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11월에 열린 중토위 공익성 심사에서 탈락해 사업이 중단됐고 다음 해인 2022년 1월, 3월, 4월, 6월에 계속 중토위에 심사를 다시 올렸지만 5차례 모두 탈락했다. 중토위의 명목상 부동의 사유는 앞서 언급한 ‘공익사업으로서 시급성을 인정할 수 없다’라는 것이었지만 ‘개발이익에 대한 공공기여(일종의 기부채납)를 확약하라’는 게 숨은 사유라고 관계자는 귀띔했다(공공기여 요구는 법적 근거가 없어서 소송 대상이라는 점을 잘 알기에 중토위는 결코 공식적인 문서로 요구하지 않는다).

당시 시행자 측은 계속 탈락하는 이유를 알 수 없어 관계자와 상의한 결과 “그 정도 떨어졌으면 이젠 상황을 아실 거 아니냐, 공공기여 계획을 제출해보라”는 충고를 듣게 된다. 결국 시행자는 해가 바뀐 2023년 4월 개발이익에 대한 공공기여를 확약하고서야 무려 육수 만에 겨우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해당 사업은 심사를 통과하고 구역지정을 받아 그나마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중토위 심의 탈락으로 1년 반가량 사업이 지연됨으로써 시행사 파산 등 우여곡절로 중단된 기간을 더해 상당 기간 사업이 중단됐다.



공공기여 이행 담보 없어 탈락하기도

대전광역시 ○○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소음과 야간 운영에 따른 빛 공해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잦았던 골프 연습장(파 3)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아파트 395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시행자가 토지 93%를 확보(공유지 17% 포함)하고 나머지 6.8%(5필지, 574평)를 수용하기 위해 심사를 올리면서 중토위의 ‘심사 전례’를 감안해 공공도서관과 공영주차장·공원 등을 조성해 기부채납한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그러나 공공기여 이행을 구체적으로 담보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제시돼 심사에서 탈락하고 그 뒤 이행계획을 보완하고 나서야 조건부로 심사를 통과할 수 있었다.

앞선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시개발법상 민간사업의 이윤을 제한할 근거가 전혀 없음에도 사실상 공공기여를 강요한 것이다. 도시개발법이 시행자에게 모든 기반 시설을 조성해 기부채납하도록 이미 부담을 지우고 있음에도 그에 더해 개발이익마저 내놓으라고 요구한다며 중토위 공익성 심사의 파행적·변칙적 운영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공동주택사업을 규정하는 주택법은 ‘사업계획 승인권자는 과도한 기반 시설의 기부채납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며 그 부담 수준을 사업부지 면적의 8% 범위 내로 정했다. 다만 건축위원회가 부득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상정한 기반 시설 기부채납 토지면적 비율의 5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담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 도시개발사업은 도로, 공원 등 기반 시설 조성에 대한 의무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통상 공공시설 조성 면적은 사업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앞서 사례로 든 평택의 도시개발사업의 경우도 도시기반시설용지 비율은 사업 면적의 47.7%를 계획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반 시설 기부채납과 별개로 민간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까지 사실상 시행자에게 강요하는 것이다.

연도별 공익성 협의 처리 결과에 따르면 2022년 심사 처리 건수가 2556건으로 매월 평균 213건을 처리하고 있다(중토위 공익성 심사는 월 2회 개최). 중토위 공익성 심의 대상 사업이 모두 도시개발사업은 아니지만 개발이익에 대한 중토위의 부당한 공공기여(환수) 강요로 인해 수많은 수용 방식을 민간 도시개발사업이 이를 확약하지 못하면 사업이 전면 중단되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이다.



기부채납 강요로 전국적 사업 중단 사태 초래

경기 성남의 소위 ‘대장동 사태’ 이전에는 공익성 심사에서 제시된 사업인정 조건을 관할 토지수용위원회가 무시한 채 재결(裁決) 처분을 내리더라도 중토위의 공식 입장은 ‘중토위 협의 의견은 행정기관의 내부 절차로서 행정작용인 처분이라 보기 어려우므로 권고적 효력을 갖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장동 사태 이후로 중토위는 협의절차 자체를 공익성에 대한 심사가 아닌 민간사업자 이윤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악용해 기부채납을 사실상 강요할 뿐만 아니라 민간사업 자체를 공익성 사업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공공연하게 표명하고 있다.

중토위의 이러한 시류에 편승한 심사 운영 방침에 따라 전국의 모든 도시개발사업은 중토위 심사 통과가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함과 동시에 법과 원칙에 따른 공익성 심사를 기대하던 시행자들은 심사 탈락으로 일시에 사업이 중단되는 상황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중토위 안건처리 1분도 채 안 걸려… ‘도장만 찍는’ 형식적 절차 답습”




민간재원 조달 사업 대부분 ‘올스톱’





25일 대전 도안2-5지구 주민들이 중토위 사업인정 조건을 위반한 재결처분 취소를 요구하면서 국토부 중토위 앞에서 집회하고 있다.

중토위 공익성 심사 탈락에 따른 사업 중단 사태는 비단 순수 민간사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지자체가 민간재원 조달로 시행하던 사업도 마찬가지다. 경상남도청은 2022년 1월 26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도내 민간재원 조달로 시행 중인 창원 구산해양관광단지, 거제 남부관광단지, 진해 웅천·남산지구 등이 토지보상법에 따른 사업인정 의제 협의(공익성 확보)가 지속적으로 부동의돼 사실상 사업 추진이 중단되는 심각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2021년도부터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신문고를 통해 사업인정 협의 기준의 합리적 개정을 건의했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가 도의 건의를 대부분 반영해 공익성 검토 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개정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라고 전했다.

해당 보도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면 △그동안 사업인정 협의를 개발사업의 승인기관이 ‘토지보상법’에 따라 중토위에 협의를 했으나 구체적인 내용과 명확한 법적 근거도 없이 포괄적으로 계속 부동의해 인·허가 승인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토위의 부동의 사유는 구체적이지 않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가 미흡하다, ○○가 없어 보인다, 이 사업이 공익이 우월하다 보기 어렵다, 시급하게 시행해야 할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다’는 등이어서 이를 해소하고자 해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어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고 해결할 방법이 마땅하지가 않았다. △민간투자자는 행정이 예측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나 이처럼 중토위가 사업인정 협의를 부동의함으로써 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태는 행정불신의 중요한 사유가 되고 있다. △이에 경남도는 현황 진단 결과 중토위 협의의견이 구체적인 내용 없이 자의적으로 ‘부동의’하고 있다 판단했고 ‘부담적 행정행위, 침익적 행정행위’는 법률에 구체적으로 그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중토위에 공익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조치 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상남도의 보도자료 내용과 달리 ‘공익성 검토기준 등을 합리적으로 개정할 예정’이라는 중토위는 그 뒤로 후속 조치가 전혀 없었다. 이는 현재 공익성 검토 기준 자체가 불합리한 것에서 문제가 기인한 것이 아니라 중토위의 파행적인 심의 운영 행태로 인한 것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국토교통부는 이미 ‘공익성 평가 기준’에 대한 연구 용역보고서를 국토연구원에 의뢰, 2019년 10월에 제출받아 해당 평가 기준을 마련). 이뿐만 아니라 국토교통부는 2023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주요 업무 추진 계획으로 ‘과감한 규제혁신과 협업 강화로 지방 자율성 확대’ 차원에서 ‘기초지자체가 추진하는 사업은 지방에서 판단 및 결정할 수 있도록 공익성 협의 권한을 이양(중토위→지토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역시 후속 조치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중토위의 공공기여 강요 등 권한을 초월한 파행적인 공익성 심사 운영 행태는 민간사업에 대한 근거 없는 규제로서 폐단이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으며 정부 역시 이런 사태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안건 처리 1분도 채 안 걸려 ‘거수기’ 비난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의 수용재결 처분에 대한 불복으로는 중토위에 이의신청(이의재결)을 통해 재결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방법(임의 절차)과 행정소송을 통해 수용재결 취소를 구하는 절차가 있다.

통계에 따르면 2022년도 중토위 수용재결 건수가 1635건인 데 비해 같은 해 수용재결에 불복한 사건에 대해 중토위가 이의재결 처리한 건수는 2137건에 달해 수용재결 건수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시행자가 국가나 시도인 경우는 중토위가 수용재결을 관장하며 민간사업은 지토위가 수용재결을 담당하므로 중토위 소관 수용재결 건수만 집계한 수치임. 이의재결 신청은 민간사업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도 중토위가 함께 맡고 있으므로 지토위 수용재결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도 포함한 수치임).

이와 같은 이의재결 건수로 볼 때 재결처분에 불복하는 수많은 토지수용 주민과 시행자 및 재결처분 기관(해당 지자체) 간에 심각한 갈등으로 인한 각종 폐해는 물론이며 행정소송이나 이의재결 신청에 따른 법률적 조력으로 인한 소송수임료 등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 지출도 막대할 것으로 추정된다.

관할 토지수용위원회의 강제수용에 불복해 주민들이 중토위에 제기하는 이의신청에 대한 심의는 매월 한 차례 개최되는데 통계처럼 월평균 181건(2022년 기준)에 달하는 안건에 대한 회차별 심의 시간은 단 2시간에 불과해 안건당 처리 시간은 1분이 채 안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토위 소관 수용재결 심사 역시 같은 해 기준으로 월평균 136건을 처리하는데 심의 시간은 단 2시간에 불과해 역시 상정된 안건당 처리 시간은 1분이 넘지 않는다(해당 사업의 개요만 설명하더라도 최소 1분 이상이 소요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공익사업으로서 토지수용 사업인정 여부에 대한 심사를 통해 시행자에게 장래 수용권을 부여하는 중토위 공익성 심사도 같은 기간에 회차(매월 2회 개최)마다 평균 111건을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의 시간은 3시간에 불과해 안건당 2분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이러한 통계는 중토위의 제반 심의가 지극히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방증이다.



공무원이 올려준 대로 도장만 찍는다는 비난도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행정기관의 무분별한 토지수용을 막기 위해 만든 중토위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은 예전부터 제기됐다. 예전 보도(MK뉴스, 2021.03.21. ‘무분별한 땅 수용 여전… 토지수용委 안건 99% 통과’)를 인용하면 2018∼2020년 중토위가 공공개발 명목의 토지수용을 확정하기 위한 협의절차를 거친 1만2504건 중 토지수용이 거부된 사례는 182건(1.4%)에 불과하고 특히 2020년에는 6267건 중 29건(0.46%)만 부동의 처리됐다는 것으로 중토위 회의는 사실상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올려준 사업계획에 ‘통과’ 도장을 찍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있었다. 당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2019년 11월 7일 26차 회의에서 136개 안건을 심의했는데 16건만 상정하고 118건은 공무원이 올려준 대로 원안을 의결 처리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실제 충남 서산에 있는 고파도 갯벌복원사업은 지난해 법원에서 사업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 사업은 “중토위가 공무원이 올려준 대로 도장만 찍은 118건 중 하나였다”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판은 통계로도 입증되는데 공익사업으로서 토지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중토위 심사 절차인 ‘공익성 협의’ 처리 결과에 따르면 2022년도 기준으로 전체 처리 건수 2556건 중 심사를 통과(동의 및 조건부 동의)한 비율은 여전히 95.9%를 상회하며 ‘부동의’나 ‘각하’ 비율은 단 4.1%에 불과했다. 앞선 보도처럼 공무원들이 올려준 사업계획에 ‘통과’ 도장을 찍는 형식적 절차를 여전히 답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수용 주민과 갈등은 전국적인 사회문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9년간 공공기관에 의해 강제수용된 토지 면적은 1106㎢로 여의도 면적(8.4㎢)의 132배에 달하며 이는 충주시(983.7㎢)보다 넓은 면적이다. 국토교통부 중토위의 통계에 따르면 2008∼2018년 10년간 공공기관에 의해 강제수용된 토지 소유자는 29만3697명이며 전체 피수용자 추정 시 최대 99만5000여 명에 달하고 그 가족이나 세입자를 감안하면 토지 강제수용에 의해 영향을 받은 인구는 최대 398만8000여 명에 이른다.(이정미 국회의원 기자회견 자료, 2018.4.17.) 해당 통계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토지수용만 집계한 것이기에 민간에 의한 수용까지 감안한다면 그 수치는 훨씬 클 것이다.

이와 같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수많은 피수용 주민의 강제수용 반대 집회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의 강제 토지수용 정책 폐기와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는 ‘공공주택지구 전국연대 대책협의회(공전협)’는 지난해 7월 LH 경기지역본부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고 이곳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까지 40㎞ 구간을 폭염 속 ‘기어가기’ 시위를 진행했다. 공전협은 올해 2월에는 경기 성남 분당에 있는 한국잡월드 강당에서 강제수용제도 전면 개편을 촉구하는 8개 항의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전협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은 전국 100만 토지강제수용 주민과 가족의 염원을 담아 강제수용 제도와 관련해 토지보상법을 비롯해 수용 관련 법 제도상의 문제점을 적시하며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부처와 LH 등에 근본적인 대책과 개편안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건의문은 ①강제수용방식 개발 전면 중단 및 환지방식 추가 ②수용토지 보상, 국공유 일반재산 처분과 같은 ‘시가’로 결정 ③대토공급 시기 한도 설정 및 공급가격 상한선 설정 ④감정평가사, 중립적이고 독립된 기관에서 선정하도록 제도 개편 ⑤생활대책용지 공급가격 결정 시 ‘소유자 추천 감정평가사 제도’ 도입 ⑥주민생계조합 대상자, 거주자 외 생활대책대상자까지 대폭 확대 ⑦중앙토지수용위원회 위원장 정무직으로 임명 ⑧강제수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100% 감면 등 근본적인 법 제도의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공전협은 지난 2018년 4월 설립 이래 토지를 강제수용당한 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공공주택지구 등 89개 사업지구(2024년 2월 현재)가 참여한 단체로 수용지구 주민 및 가족 등 약 100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한 피해 주민 집회뿐만 아니라 토지수용을 허용하고 있는 110여 개 개별 사업의 강제수용으로 인한 피수용 주민의 항의와 규탄 집회로 관련 행정기관과 지자체는 매일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공사 등 도시계획시설사업, 역세권 개발, 도시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산업단지 조성사업, 물류단지 사업 등 거의 모든 개발사업은 개인의 토지수용을 전제로 진행되므로 강제수용이나 보상가 문제로 피수용 주민과 수용자 측은 언제나 심각한 갈등을 초래한다.

우리나라의 토지보상법 체계는 기업가(사업시행자) 측의 개발사업 측면에 지나치게 편중되게 만들어졌고 ‘공공의 필요성’에 대한 판단 역시 지극히 형식적인 절차로 운영돼 민간시행자뿐 아니라 공공 주체의 강제수용에 대한 절차적 제어장치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실효성 있는 심사로 갈등 최소화 시급

이상으로 토지보상법 개정에 따른 중토위의 공익성 심사 강화 배경과 함께 토지수용을 결정하는 지토위의 무분별한 강제수용, 그로 인한 피수용 주민들과의 사회적 갈등 현상 등을 살펴봤다. 우리나라는 어느 외국과 비교해도 민간 토지에 대한 강제수용 시 제어장치가 거의 없는 형편이며 토지수용권을 제어할 수 있는 심사 절차 역시 유명무실하다. 우리나라의 토지수용과 관련한 법제가 일본 법제를 그대로 차용·번역했다고 하지만 일본의 토지수용법과 비교해도 토지수용에 대한 절차적 제어나 공익성 심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토지수용 사업의 인정 절차인 중토위의 공익성 협의 절차 및 그 운영 방식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것이 전문가와 피수용 주민들의 의견이다.

중토위는 형식적인 공익성 심사 강화에 대한 표장(表章)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심사 강화 방향으로 심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공익성 협의 조건을 부여한 사업에 대해서는 추후 사업인정 조건을 이행하는지 사후관리를 철저히 해 관할 지토위가 사업 인정 조건을 무시하고 수용 처분을 함부로 내리는 사례가 없도록 확실히 감독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