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모스크바 테러 뒤 첫 긴급 안보회의 소집 "누구에게 이익되겠나…서방이 사주했을 수도" 사망자 139명 중 75명 신원 확인…부상자 18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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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사건은 급진 이슬람주의자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우크라이나와 서방 배후설을 굽히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각) 스푸트니크, 타스, 리아노보스티 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긴급 소집한 안보회의에서 “우리는 이번 범죄가 이슬람 세계가 수 세기 동안 이념을 놓고 싸워온 급진 이슬람주의자 손에 의해 저질러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푸틴 대통령이 이슬람국가(IS) 극단주의 세력의 책임을 직접 인정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슬람국가-호라산(ISIS-K)이 배후를 자처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책임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우크라이나와의 관련성을 제기했었다.
푸틴 대통령은 “누구에게 이익이 되겠나”라며 “이 잔혹 행위는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으로 우리와 싸워온 사람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테러 공격의 목적은 러시아 사회에 공포를 심는 것”이라며 “테러범이 범행을 저지른 뒤 우크라이나로 떠나려고 한 이유와 그곳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누구인지에도 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을 공격한 일당이 우크라이나로 탈출을 시도했다. 예비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국경을 넘을 창구가 준비돼 있었다”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피력한 바 있다.
아울러 “우리는 미국이 자국 정보기관 자료를 인용해 모스크바 테러 공격에 우크라이나의 흔적은 없으며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이 이슬람을 공언하는 자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위성국과 다른 국가를 설득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했다”며 “러시아에서 금지된 조직인 IS 조직원에 의해 저질러졌다고 설파한다”고 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인근 크라스노고르스크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 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ICRF) 위원장은 안보회의에서 사망자가 139명으로 늘었다고 보고했다. 이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75명이다. 부상자는 182명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당국은 핵심 용의자 4명 등 11명을 체포해 구금 중이다.
러시아는 지난 24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