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서울금연지원센터장 인터뷰
김혜경 서울금연지원센터장은 “니코틴이 적게 들었다는 이유로 액상담배를 자주 피우게 되지만 흡연 분량을 측정하기 어려운 구조라 위험하다”며 “세상에 괜찮은 담배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금연지원센터 제공
“직장인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은 하루 최소 40분입니다. 평균 연봉 대비 시급과 비교하면 기업은 1년에 한 달 치 월급을 손해 보는 셈이에요.”
김혜경 서울금연지원센터장(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은 22일 동아일보와 만나 직장 내 금연 운동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서울금연지원센터는 4기 공모 사업을 통해 올 1월 이화여대에 설치됐다. 기존 금연 지원 사업은 병원 중심으로 이뤄져 지원 대상이 한정적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 올해부터는 기업, 학교같이 일상 공간으로 직접 찾아가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 센터장은 “금연은 개인이 알아서 할 일이 아니라 기업이나 학교 같은 조직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흡연자들의 사교의 장으로 여겨지는 일명 ‘담배 타임’이 잦은 조직일수록 흡연 횟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개인의 금연 결심이 지켜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금연지원센터는 기업 내 금연 환경 조성을 위해 ‘찾아가는 금연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경제성 평가 서비스다. 근로자의 흡연율, 평균 연봉 정보 등을 조사해 흡연으로 발생하는 휴식시간에 따른 기업 손실을 계산해준다.
학교로도 직접 찾아간다.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학생들이 흡연 청소년과 직접 만나 금연뿐만 아니라 학업이나 진로 상담을 해준다. 김 센터장은 “청소년 흡연은 진로를 비롯해 다양한 스트레스와 얽혀 있는 경우가 많아 금연 문제로만 접근하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대상 금연 운동은 이화여대와 인접한 연세대 서강대 등을 중심으로 금연 캠퍼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흡연율이 높은 취약 계층을 위한 금연 지원 프로그램도 중점 사업이다.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운 환경일수록 흡연으로 인한 질병에 노출될 확률이 높고, 건강 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 김 센터장은 “경제 수준에 따라 서울 자치구별 흡연율도 다르다”며 “일률적 지원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곳에 지원 서비스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