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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효과적 브랜딩이자 마케팅… 고객 어려움 돌봐야”

입력 | 2024-03-27 03:00:00

본보-채널A ‘제37회 동아모닝포럼’
“소상공인-자영업자 어려워졌는데… 금융권 역대급 수익 거둬 압력받아
고객과의 지속가능 성장 꾀하려면… 美처럼 본업 연계한 사회공헌 필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7회 동아모닝포럼에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금융권은 상생금융을 영업 기반이자 동반자인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일로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데 금융권이 꾸준히 기여하고 있다는 신뢰가 형성돼야 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논할 수 있을 겁니다.”(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동아일보와 채널A는 2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금융의 사회성 강화를 위한 방안’을 주제로 ‘제37회 동아 모닝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상생금융이 금융권의 효과적인 브랜딩이자 마케팅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국내 금융권이 전 세계 유수 금융사들의 사회공헌 사례를 벤치마킹해 본업과의 연계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상생은 효과적인 브랜딩 방법”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신진창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상생금융이 금융권의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같은 핵심 고객층의 어려움을 외면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날 주제 발표자로 나선 신진창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상생금융을 금융권이 민생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금융 부담 경감 방안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통계적으로 형편이 가장 어려워진 계층이 소상공인, 자영업자분들”이라며 “그 기간에 금융권은 대출 자산 및 예대마진 증가 등으로 역대급 이자수익을 거둬 사회적인 압력을 받게 됐다”고 진단했다.

신 국장은 금융권의 상생금융이 고객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는 데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주된 고객층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돌보고 지원하는 것이 금융사의 중장기 수익성에 보탬이 된다는 얘기다. 신 국장은 “금융사들이 사회적 논의에서 지나치게 벗어나면 ‘월가를 점령하라’ 운동이나 횡재세 도입 논의처럼 ‘금융권 때리기’가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상생금융은 오늘날 금융사에 가장 효과적인 브랜딩이자 마케팅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 “본업과 연계된 사회공헌 필요”

국내 금융사들이 적극적으로 사회공헌에 나서고 있지만, 회사마다 차별성이 떨어지고 프로그램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첫 번째 사례 발표자로 나선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방안이 다수를 차지하는데,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지 않아 아쉬운 지점이 많다”며 “홍보 효과만 두드러질뿐 향후 매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웰스파고, 캐나다 TD은행 등 선진 금융사의 사례를 참고해 본업과 연계된 사회공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BoA는 취약계층의 금융센터를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했고, TD은행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흑인 대상 금융 지원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서 교수에 이어 두 번째 사례 발표에 참여한 전성호 신한은행 땡겨요사업단장은 상생 배달앱 ‘땡겨요’를 소개했다. 전 단장은 “땡겨요는 탈중앙, 탈독점화에 기반한 개방형 상생 플랫폼”이라며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사회적 금융 서비스를 실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