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에 여성 기용 확산 신한 윤재원, 14년만의 女의장 KB 권선주는 창사 이래 처음 4대 금융지주 女사외이사 31% 100대 기업 女사외이사 107명
최근 금융권과 재계에서 여성 사외이사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되는 등 여풍(女風)이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날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열고 윤재원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2010년 국내 금융권 최초의 여성 의장으로 발탁돼 신한금융 이사회를 이끌었는데, 14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의장이 탄생한 것이다. 윤 의장은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비상임위원과 한국세무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한 회계 분야 전문가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송성주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기존 이사회 멤버였던 윤 의장과 김조설 사외이사에 송 신임 이사까지 추가돼 전체 이사회 멤버 9명 중 3분의 1인 3명을 여성으로 채우는 셈이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최근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렸다.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로 퇴임한 송수영 사외이사 대신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 멤버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과 함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추가했다.
이로써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의 여성 사외이사는 7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전체 사외이사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3.3%에서 31.3%로 커졌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최근 여성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있는 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과 관련해 성(性) 다양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발표했는데, 이때 당국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여성 이사 비중이 30∼50%대에 달하며, 이사 수도 두 자릿수가 일반적이라면서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재계에서도 여성 사외이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헤드헌팅 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사외이사 가운데 여성 임원은 107명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사외이사 6명 가운데 3명이 여성으로,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가장 많았다.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