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4]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장 인터뷰 “야권 고삐 풀린듯 탄핵의석 언급… 이재명-조국 나라 망치는것 막아야 ‘야구 몰라요’ 말처럼 선거 지금부터… 당이든 정부든 잘못된 결정 바꿀것”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카페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28일 공식 선거운동일 첫날 총선 승리 표심을 잡기 위한 메시지 중 하나로 ‘정치개혁’ 공약을 꼽으면서 “여의도 정치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200석을 언급하는 것은 국민들이 보기에 대단히 교만해 보일 수 있다. 고삐가 풀린 것 같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민주당 등 야권에서 나온 ‘대통령 탄핵을 위한 야권 200석 확보’ 주장에 대해 이같이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공공선을 추구하지 않는다. 사적인 복수와 방어,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정당”이라며 “이전까진 극단주의 정당도 안 그런 척하는 외양을 썼는데, 지금은 대놓고 ‘니들이 어쩔래’ 이런 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이야기를 할 때면 왼손을 허리춤에 올리고 오른손을 크게 움직이며 힘을 줘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후 8시 반경부터 1시간 반가량 한 위원장의 서울 강남구 자택 인근의 한 카페에서 진행됐다. 우산을 쓰지 않고 서울을 누빈 그는 “제가 오늘 비를 많이 맞았다”며 점퍼를 벗고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한 위원장은 “누군가는 대중이 모이면 힘이 난다고 하는데, 나는 겁이 없는 편인데도 ‘진짜 실수하면 안 되겠구나’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절실하다”는 표현을 여러 번 언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대표로 위시되는 범죄 혐의가 주룩주룩 달린 이들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이 나라를 망치는 것을 막고 우리가 원하는, 해드리고 싶은 정책을 할 수 있다. 금융투자세 폐지, 다자녀 혜택에서 소득요건을 완전히 빼기로 한 정책들도 포함된다. 우리 정책은 상당히 정교하다. 어떤 돈으로 어떤 정책을 하겠다는 것이 명확하다. 민주당은 ‘짱보다가’(눈치 보다가) ‘괜찮을 것 같다. 그거 좋아’ 식으로 그때그때 반응한다. 그게 정치인가.”
―이 대표는 ‘1인당 25만 원 지급’을 약속했다.
“물가로 인한 시민의 고통을 덜겠다면서 돈을 뿌린다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그렇게 되면 대파가 한 단에 1만 원이 된다. 4년 전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지원금(을 지급할) 때와 국민 의식도 달라졌다. 물가 때문에 돈을 쓴다면 오히려 물가가 더 오르는 부작용이 금방 생길 것이다.”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나.
“지금 돌아다녀 보면 아직까지는 총선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보다 아닌 사람이 더 많다. (선거는) 지금부터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볼 때 하일성 해설위원의 해설을 좋아했다. 그가 늘 하는 말이 있었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다. 결국 결과론의 문제다. 최선을 다하고 할 일을 다 하면 이길 수 있다.”
―현장 민심에서 무엇을 느끼나.
―총선 승리를 위해 여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우리 당이 그동안 ‘웰빙당’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 당 지지자들이 그에 실망해 저를 불렀다. 지금 당과 후보들에게 많이 요구하고 있다. 막말을 하는 것은 안 되지만 행동할 때는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실수하면, 또 그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정치다. 나는 웰빙이 아니다. 싸울 때 싸울 줄 알고, 더 나아가 이길 줄 안다.”
―당이 무엇을 보완해야 하나.
“이렇게 답하고 싶다. 왜 저만 ‘스피커’냐고 이야기들 한다. 나도 나눠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지금 상황에서는 제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른 분들도 더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스피커를 맡으면 적의 타깃이 되도록 스스로를 내놓는 것이다. 우리 당이 흔히 말하는 파이팅이 부족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지금은 뭐가 부족하니 하며 징징댈 때가 아니고, 저를 포함해 누구라도 나서서 그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묶어서 얘기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는 1987년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다. 국민이 충분히 할 수 있는 말로 걱정하는 부분이 있으면 반응하고 해결해드려야 한다. 당이든 정부든 부족한 점이 있거나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면이 있을 때 단호히 지적해야 하고 서로 보정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저는 머뭇거린 적이 한 번도 없다. 총선에 승리한 이후 제가 당을 이끌어도 그 부분에서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다.”
―민심이 더 우선이라는 뜻인가.
“너무 당연하다. 우리는 공복일 뿐이다. 정답을 내는 건 국민이다. 국민들의 눈높이로 봤을 때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난다면 당이든 정부든 바꾸거나 바꿔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