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부리오 9월 개막 앞두고 참여 작가 공개 30개국 73명… 女작가 절반 넘어 “오페라처럼 주위와 공명하는 구성… 평범한 대중을 위한 전시 될 것”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니콜라 부리오가 26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부리오는 “일반 대중을 위해 전시를 만들지만 이것은 상업적 수익을 많이 올리려는 전시와는 다르다”며 “좋은 예술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전시를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저는 항상 일반 대중을 위해서 전시를 합니다. 제가 (2005년) 리옹 비엔날레 감독을 맡았을 때 50만 명이 방문했는데, 이들은 미술계 사람이 아니었어요.”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은 니콜라 부리오가 26일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리오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엔날레 참여 작가 명단을 발표했다.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라는 주제로 9월 7일 개막하는 올해 광주비엔날레는 30개국 73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부리오는 관객 참여로 완성되는 예술 작품을 전면에 내세워 여러 전시를 흥행시킨 스타 큐레이터다. 지난해 그가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에 선임됐을 때 국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부리오는 “시각 언어는 문자를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보편적이고 파급 효과가 크다”며 “좋은 예술 작품을 누구나 알아볼 수 있도록 전시를 여는 것”이라고 했다.
이 공간을 지나가면 다음에는 다양한 곳에서 발생하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폴리포니’, 그리고 미시적인 분자부터 광활한 우주까지 표현하는 ‘원초적인 소리’로 이어진다. 즉 좁은 공간에서 점점 넓은 영역으로 나아가는 구성이다. 부리오는 “이 전시를 영화 장르로 비유한다면 프랑스 영화감독 크리스 마르케르의 ‘시적 다큐멘터리’와 같을 것”이라고 했다.
신분제인 카스트 제도를 주제로 한 인도 작가 아몰 K 파틸의 ‘도시 사이의 선’. 올해 광주비엔날레에서 파틸은 신발 착용조차 금지된 계급 ‘달리트’를 다룰 예정이다. TKG+ 아트 갤러리 및 작가 제공
그의 과거 전시는 미술관에서 요리를 해 음식을 나눠 먹는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으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번에도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앞 카페 마당에서 프랑스인 셰프가 광주의 전통 음식을 재해석해 관객이 먹어 볼 수 있는 예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또 전시장 근처 양림동의 폐가나 버려진 파출소, 예술가의 작업실 등에 예술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그는 “판소리는 북과 사람의 목소리로만 이뤄지는 최소한의 오페라라는 점, 그리고 누구나 경계 없이 감상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의 출발점이 되었다”며 “소리로 새롭게 만들어지는 공간의 의미가 무엇인지 탐구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리오는 1998년 비평서 ‘관계의 미학’을 출간하고 세계적 주목을 받은 뒤 1999년 프랑스 파리의 현대미술관 팔레 드 도쿄를 공동 설립하고 2006년까지 공동 디렉터를 맡았다. 또 영국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 큐레이터, 프랑스 몽펠리에 현대미술관장 등을 지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