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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셴코, ‘절친’ 푸틴과 불협화음…“테러범, 벨라루스 입국 실패해 우크라로”

입력 | 2024-03-27 12:27:00

벨라루스 대통령 "푸틴이 국경 폐쇄 요청해 조치"
푸틴은 테러범이 곧장 우크라이나 향했다고 주장
러시아 고위 관료는 우크라이나 배후설 연신 밀어



ⓒ뉴시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용의자가 자국으로 도피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는 막역한 사이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앞서 진술한 것과는 배치되는 주장이다.

26일(현지시각) 벨타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 부대는 전투 상황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한 결과 테러범은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도 벨라루스에 진입할 수 없었다. 이를 인지한 그들은 진로를 틀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국경으로 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내게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폐쇄를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면서 “테러범의 조율자와 관련해 우리는 그들 중 일부에 의심을 품고 있다.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내 의심을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는 모스크바 테러 발생 이튿날인 지난 23일 푸틴 대통령이 범인이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넘어가려 했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한 것과 모순되는 주장이다. 그는 테러범이 우크라이나로 곧장 향했고, 우크라이나가 이들의 도피 창구를 마련해줬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 잔혹 행위는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으로 우리와 싸워온 사람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 “크로쿠스 시티홀 공연장을 공격한 일당이 우크라이나로 탈출을 시도했다. 예비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국경을 넘을 창구가 준비돼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재차 설파했다.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국장은 구금된 용의자의 조사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연루를 확인했다며 개입설을 사실로 볼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포함해)모든 문제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극단 이슬람주의자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령을 받고 움직였다는 주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권 지도부에 스며든 민족주의 정신에 동조하는 특이한 유대인이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저격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서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139명이 숨지고 182명이 부상했다.

러시아는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11명을 체포, 구금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 다수가 타지키스탄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배후로 지목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스스로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연루설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