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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녀 신혼임대 거주 6년→10년 연장… 규제 263건 한시유예

입력 | 2024-03-28 03:00:00

학자금 상환 졸업후 2년→3년으로
외국인 인력 이탈 업주 불이익 줄고
반도체단지 건물 고도 150m로 완화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가 공공 임대주택인 행복주택에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이 현행 최대 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대학생이 졸업 후 3년이 될 때까진 학자금 대출을 다 갚지 못해도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한국신용정보원에 등록되지 않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정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시적 규제 유예 방안’을 발표했다. 총 263건의 규제에 대해 1∼2년간 한시적으로 규제를 완화 또는 면제하겠다고 밝힌 것. 한시적 규제 유예가 시행된 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145건), 저성장 위기 시절인 2016년(54건)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현 정부 임기 내에 4조 원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고 “이번에 시행되는 한시적 적용 유예는 기존 규제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민생 개선과 투자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분야에 2년 동안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책 목적이 있어서 당장 폐지하기는 어렵지만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없으면 폐지할 것은 폐지하고 손볼 것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시적 규제 유예로 행복주택 최대 거주 기간은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의 경우 현행 10년에서 14년, 자녀가 없는 청년·신혼부부는 현행 최대 6년에서 10년으로 늘어난다. 현행 법령상 대학생은 졸업 후 2년 지날 때까지 학자금 대출을 갚지 않으면 금융채무 불이행자로 등재되지만 정부는 이번에 유예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기로 했다. 승용차 구입 후 최초 검사를 받는 시점도 신차 등록 후 4년에서 5년으로 완화된다.

정부는 전년도 외국인의 객실 이용률이 전체의 40%를 넘겨야만 호텔 사업자가 외국인 접수 사무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한 규제도 완화한다. 구인난을 겪는 호텔 업계가 규제에 가로막혀 외국인 사무원을 채용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 2022년 전국 호텔의 외국인 객실 이용률은 평균 10.6%에 그쳤다.

현재는 사업장에 고용된 외국인이 1년 안에 이탈할 경우 해당 사업장에 대해 당국이 이탈 인원만큼 외국인 근로자의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론 사업주가 “외국 인력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다”고 당국에 신고하면 정부는 이 같은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근로자의 불법 이탈로 사업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산업단지의 건축물 고도 제한도 현행 120m에서 150m로 완화된다. 지난해 3월 정부가 반도체 산업단지 내 건물 용적률을 350%에서 490%로 올렸는데도, 산단 입주 기업들이 고도제한에 걸려 생산시설을 증축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에선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표를 의식해 이번 방안을 내놓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경제단체 등으로부터 한시적 규제 유예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며 “1월부터 경제단체, 지방자치단체 등의 의견을 취합해 이번에 안건을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