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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성’ 새 의협회장 등장에 의료계도 ‘난감’…“답이 안 보인다”

입력 | 2024-03-28 08:32:00

임 당선자가 지난 달 윤 대통령 참석 행사에서 경호처 직원들에게 ‘입틀막’(입을 틀어막힘) 당한 채 끌려 나가는 모습.(임현택 회장 제공) 2024.3.27/뉴스1


대한의사협회를 이끌어갈 새 인물로 ‘민생토론회 입틀막 퇴장 의사’로 유명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당선되면서 의료계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와 전임의들이 이탈하고 교수들마저 사직 행렬이 이어지면서 의정 갈등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협회장마저 ‘초강경파’ 인사가 당선되면서 돌파구 마련은 차치하고 개원가까지 집단 행동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임 당선인은 강경파 중 강경파로 의대 증원과 관련해 대정부 투쟁 한가운데 서 있다. 그는 지난 2월 1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민생토론회에수 필수의료 패키지, 의대증원 등에 대해 항의하던 중 대통령 경호처 직원의 퇴거명령에 불응해 입이 틀어막힌 채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임 당선인의 강성 이미지는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보여준 그의 행보와 발언에서 두드러진다.

임 당선인은 의료계가 ‘2000명 증원 백지화’를 대화의 전제로 내세울 때 이보다 더 나아가 저출산을 이유로 의대 정원을 500~1000명가량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정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 정원 배분에 대해 발표한 지난 20일에는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는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의 파면, 의대 증원에 관여한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공천 취소가 기본이고 대통령의 사과가 동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지난 15일 ‘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 혐의로 경찰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의협 회장 선거에서 당선되면 의사 총파업을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당선 후에도 “전공의, 의대생, 교수들에 대해 행정처분이 들어오거나 민·형사상 소송이 들어올 경우 총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도 강경발언을 쏟아낸 임 당선인이 이끌어갈 의협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도 그가 제시한 대화의 전제조건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열린 브리핑에서 “대학 교수님들도 그렇고 의협에서도 그렇고 대화의 전제조건들이 있는데 그러한 전제조건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새 의협 회장이 의대정원을 500~1000명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협상의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증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감원이라는 게 너무 방향성이 다른 것 같다. 어떠한 이유로 감원을 주장하는 것인지 소통을 통해 그 이유와 논거들을 좀 더 확인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총파업 선언에 대해서는 “그런 주장은 의사집단이 법 위에 서겠다는 것”이라며 “법 위반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의정 갈등 상황이 악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게 되자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지금 교수들도 환자들도 지쳐가는 상황에 어떻게든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여야 하는데 초강경파가 새 의협 회장이 되면서 이제 개원의들도 움직이게 될 것”이라며 “전공의들과 의대교수들이 제기한 행정소송 결과도 늦게 나올 테고, 의협의 저항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 저항은 개원가로 확대될 테고, 정부는 물러서지 않을 텐데 점점 답이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의사 면허를 따고 자동으로 의협에 가입돼 있는 회원은 약 14만 명에 달하는데, 그중 회비를 2년간 납부해 선거권을 가진 회원은 5만 681명으로 주로 개원의가 주축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는 “임 당선인이 아주 강성이라 걱정인 게 이분은 거리낄 게 없는 분이라는 것”이라며 “사실 의사 총파업보다는 다른 식의 해결을 생각했는데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