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코프 "미국, IS 개입설이 유일한 가능성인 듯 주장" "수사 진행 중인데 단정짓는 것은 관심 돌리려는 의도" 외무 "영미 언론이 서방 개입설 피하려 IS 공격설 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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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렌린궁 대변인이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테러 배후로 지목된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과 관련해 미국의 의도적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27일(현지시각) 이즈베스티야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모스크바 인근 크로쿠스 시청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의 유일한 가능성으로 IS의 개입을 주장하면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 하나의 결론을 표현할 기회가 없다. 미국인이 용기를 내어 한 가지 가능성만 주장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이는 그들이 최소한 어떠한 것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고 싶어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저는 근거 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정보기관은 기존 가설을 확인해 하나의 합리적인 결론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정보국은 테러 사건 수사 상황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끊임없이 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IS가 사망자 140여 명을 낼 정도로 강력한 테러를 감행할 능력이 있었다는 것을 극도로 믿기 어렵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집단의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그들(서방 언론)은 시급히 대책을 세워야 했다. ISIS에 의지해 소매에서 묘수를 꺼내 들었다”며 “테러 공격이 발생한 지 몇 시간 만에 영미권 언론이 이 같은 설명을 바로 유포하기 시작했다”고 역설했다.
러시아는 모스크바 테러를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꾸민 음모라고 보고 날을 세우고 있다.
이틀 뒤에도 그는 “이 잔혹 행위는 2014년부터 네오나치 우크라이나 정권의 손으로 우리와 싸워온 사람의 일련의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면서 “크로쿠스 시티홀 공연장을 공격한 일당이 우크라이나로 탈출을 시도했다. 예비 자료에 따르면 이들이 국경을 넘을 창구가 준비돼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재차 설파했다.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쿠스 시청 공연장에서 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143명이 숨지고 360명이 부상했다. 난입한 무장 괴한은 청중에게 자동소총을 난사하고 폭발물을 터뜨려 화재를 발생시켰다.
러시아는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11명을 체포, 구금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체포된 용의자 다수가 타지키스탄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당국은 용의자가 구금 중 사망했다는 설을 부인했다.
미국이 배후로 지목한 ISIS-K는 스스로 이를 인정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서방 연루설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