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 60%…세계 1위 대한상의, 조세제도 개선과제 국회·정부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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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가 우리나라 상속세 세율이 타국 대비 너무 높다며 조세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 실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삼성 오너가가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받은 유산 26조원에 대한 상속세는 12조원 이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정부와 국회에 2024년 조세제도 개선과제 152건을 담은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8일 밝혔다.
대한상의는 매년 정부와 국회의 세법 개정에 앞서 기업의견을 수렴해 건의하고 있다. 올해 건의문에는 ▲상속세제 개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연장 ▲배당확대 기업 세액공제 등의 조세제도 개선과제 152건을 담았다.
상의는 경제적 균등의 도모라는 목적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지적되는 과도한 상속세를 선진국 사례에 비춰 개선할 것을 건의했다.
국내 상속세 최고세율은 1997년 45%, 2000년 50%로 계속 인상된 데다 일정규모 이상 기업에 적용되는 ‘최대주주 할증과세’에 따라 실제 상속세율은 세계 1위인 60%에 달한다.
실제 삼성 오너 일가는 이건희 선대회장에게 물려 받은 유산에 대해 12조원 이상의 상속세액을 과세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이 선대회장이 보유했던 주식은 삼성전자 주식 4.18%(약 15조5000억원) 외에 삼성생명 20.76%, 삼성물산 2.88%, 삼성 SDS 0.01% 등 19조원 상당으로 이에 대한 상속세액은 11조400억원 정도다. 이는 상속세 최소세율 50%에 대기업 최대 주주 할증률 20%를 더해 60% 세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여기에 서울 용산구 자택, 경기 용인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미술품 등을 더해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총 26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 유산에 대해 유족들이 납부할 상속세는 12조~13조원 규모라는 분석이다.
삼성가 세 모녀는 주식담보대출 및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나가고 있다. 세 사람은 삼성전자 지분 등을 담보로 3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대출 받았으며, 이에 따른 이자만 연간 1700억원이 넘는다.
이같은 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부진 사장은 최근 삼성전자 주식 524만여주 매각에 나섰으며, 홍 전 관장 역시 삼성전자 주식 1316만여주를 매각해 대출금을 일부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세제지원 연장해야”
이와 달리 G7 국가들은 상속세를 폐지하거나 최고세율을 인하해 왔다. 캐나다는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1972년 상속세를 폐지하고 자본이득세로 전환했다. 미국은 55%에서 50%, 35%까지 낮췄다가 2012년 40%로 고정했다.
장수기업이 많은 독일은 2000년 35%에서 30%로 인하했고, 이탈리아는 2000년 27%에서 4%로 내린 후 2001년 상속세를 폐지했다가 재정부족 문제로 2007년 이후 4%를 유지하고 있다. 상속세를 처음 도입한 국가인 영국은 최근 상속세 최고세율을 40%에서 2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밖에 최근 기업들이 국가적 문제인 저출생 해결을 위해 다양한 출산·육아지원책을 내놓고 있다며 근로자와 기업 모두에게 불합리한 세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출산장려금 관련 법인세 손금 인정비율을 2배로 상향하는 등 적극적인 인센티브 세제를 마련해 줄 것을 건의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