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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차남’ 김남정 10년만에 회장 승진… “과감한 투자로 성장”

입력 | 2024-03-29 03:00:00

M&A 주도하며 그룹 구조 조정
내달 부산 스마트항만 개장 등
신사업서 강력한 리더십 기대
배터리 분야도 올해 본격 매출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51·사진)이 1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1998년 입사해 그룹의 새 먹거리 확장에 전념해온 김 신임 회장은 신사업 발굴을 위한 투자 의지를 밝혔다.

동원그룹은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남정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 2014년 부회장 선임 이후 10년 만이다. 동원그룹은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2019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후 5년간 회장직이 공석이었다.

동원그룹은 김남정 회장 승진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스마트항만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시점에서 보다 강한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원은 4월 초 부산 신항에 오랫동안 추진해온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사업화를 준비해온 배터리 분야도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승진 배경에는 2020년 회장으로 승진한 형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을 가까이에서 본 영향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장직을 맡아야 볼 수 있는 안목과 인사이트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동원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수산·식품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조정해왔다. 김남정 회장은 부회장으로 있었던 10년간 10여 건의 M&A를 진두지휘하며 수산, 식품, 소재, 물류로 이어지는 4대 산업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2014년 테크팩솔루션(포장재),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 2021년 MKC(이차전지) 인수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기준 그룹 내 신사업(비식품, 비수산) 매출 비중은 31.6%까지 올랐다.

김남정 회장은 이날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재철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할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된 동원그룹은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스타키스트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 등을 보유한 기업 집단으로 성장해 지난해 매출액이 10조 원(단순 합산 기준)을 넘었다. 창업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동원산업 영업부로 입사해 동원F&B 마케팅전략실장, 미국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등을 거쳤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