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계 해빙기 상징적 조치 호주, 1조원 규모 수출 재개될 듯
중국이 호주 와인에 최대 200% 넘게 부과했던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3년 만에 없애기로 했다. 호주의 미국 밀착 등을 놓고 한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해빙기를 맞았다는 상징적인 조치다. 경제적으로도 와인의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호주와 호주산 와인을 선호하는 중국 모두 ‘윈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상무부는 “29일부터 호주산 와인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 관세를 철폐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20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7년 만에 호주를 방문했을 때 예견됐다. 당시 왕 부장은 “호주산 와인 문제는 이미 적절하게 해결됐다”고 밝혔다.
중국은 과거 호주산 와인의 최대 수입국이었다. 하지만 호주에서 2018년 친미·반중 성향이 강한 자유당 스콧 모리슨 총리가 집권하면서 관계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호주가 2020년 중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조사를 요구하자 중국은 보복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은 2021년 3월부터 호주산 와인에 최대 21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고, 같은 시기 소고기, 랍스터, 보리 등 10여 개 제품에도 높은 관세를 매겼다. 이 여파로 보복 관세 첫해인 2021년 호주의 대(對)중국 와인 수출액이 전년 대비 97% 급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