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연관성’도 이의심사 하기로 업체문제 워낙 많아 ‘유사 기준’ 논란 수능전 학원문제집 받아 사전 검증 학원 “만든 문제 제출하라니” 반발
실제 수능처럼…학력평가시험 보는 수험생들 2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여고에서 학생들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지를 받아 들고 있다. 이날 교육부는 향후 출제되는 수능, 모의평가에서 사교육 업체 문항과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이의신청을 받고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 학원 문제집과 비슷하면 이의 심사
수능 출제진이 출제본부에 입소한 뒤에 발간된 사교육 업체 자료도 확보해 유사성 여부를 검증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출제진 합숙이 시작된 후 시중에 풀린 사교육 업체 문제지들에 대해선 교육당국이 따로 입수해 비교하지 않았다.
모니터링을 강화해 수능 출제 참여 경력을 홍보한 것으로 밝혀진 경우 즉시 수능 출제진 인력풀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그리고 출제진은 지금까지 평가원에서 5배수를 추천하고 그중에서 무작위로 선정했던 방식을 바꿔 첫 5배수 선정도 무작위로 진행하기로 했다. 출제 단계에서 수능 문항과 사교육 업체 문제의 유사성은 현직 교사로 구성된 수능 출제점검위원회가 검증한다.
올해 수능에서도 킬러(초고난도) 문항은 배제된다. 오승걸 평가원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일부 과목이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면밀히 분석해 적정 난이도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 학원들 “무슨 권리로” 반발
학원들도 반발했다. 민간기업인 사교육 업체에 교육당국이 “문제를 다 제출하라”고 명령할 법적 권한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입시 경향을 연구해 모의고사 문제를 만들고 수강생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강사의 노력이 들어가는데 그걸 무조건 제출하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적 근거 여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사교육 유사성’을 어느 기준으로 판단할지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사교육 유사성을 어느 부분까지 문제 삼을지는 실제 수능 문항 문제풀이에 얼마나 영향을 줬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교육 업체 관계자는 “수학은 숫자만 다른 유사 문제가 워낙 많고 국어나 영어는 지문이 유사할 수 있다”며 “줄소송이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올해 수능은 11월 14일 실시된다. 수능 모의평가는 6월 4일과 9월 4일 치러진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