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 11시간 파업]파업 부른 임금인상률 격차 왜 노조 “임금 역전에 인력유출 심각” 市 “서울 100일때 부산 93-대구 91” “세금 투입… 사회적 합의 필요” 지적
서울 시내버스가 12년 만에 전격 파업에 돌입한 건 임금 인상률을 둘러싼 노사 간 견해차가 컸기 때문이다.
27일 오후부터 11시간 가까이 이어진 릴레이 협상 과정에서 노조인 서울시버스노동조합은 임금을 12.7% 인상해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사측(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최근 5년간의 물가와 임금 인상률을 비교했을 때 2.5% 이상은 어렵다고 맞서왔다.
노조는 최근 서울 시내버스 기사들의 임금 인상률이 서울과 같은 준공영제를 시행 중인 인천 버스 기사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면서 임금이 역전됐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운전기사 수급 부족의 주요 원인은 인천 등 인근 시내버스 준공영제 지역보다 뒤처진 임금 수준”이라며 “서울의 실질적인 생활비가 인천에 비해 18% 정도 높지만 시간당 임금이 인천 기사보다 낮아 다른 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노조에 따르면 임금인상률은 2019년 서울 3.6%, 인천 8.1%, 2021년 서울 동결, 인천 4.27%였다가 지난해 서울 3.5%, 인천 2.64%로 역전됐다.
서울시는 시내 전역에 버스 노선을 골고루 배치하고, 배차 간격을 유지하는 대신 민간 버스회사의 적자분을 시 예산으로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2004년 도입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중교통 이용이 전반적으로 줄면서 지난해에는 지원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인 8915억 원에 달했다.
이번 파업에 대해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겉보기에는 노사 갈등으로 보이지만 서울시에서 준공영제로 예산을 투입하는 만큼 사실상 노정 갈등으로 봐야 한다”며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버스 기사의 처우 등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